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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성공

곽태휘 아내 강수연 감동 편지 '헌신적 사랑'

by 법천선생 2008. 2. 20.


이날 후반 인저리타임에 극적인 3-2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곽태휘는 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첫 경기에서도 선취 결승골을 기록해 4-0 대승을 이끌며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우뚝 섰다.

남편을 '곽군'이라고 부르는 강씨의 편지에는 4년에 걸친 연애 기간과 이후 1년이 넘는 결혼생활 동안 좋은 일과 궂은 일을 함께 겪으며 쌓은 깊은 정과 상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득 차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훈훈하게 한다. 왼쪽 눈이 잘 안 보이는 남편을 위해 운전을 배우고 있다는 강씨는 '눈이 아프면 내가 눈이 되어주고, 발이 아프면 발이 되어 줄게'라며 헌신적인 사랑을 드러냈다. 다음은 남편에게 보내는 강씨의 편지 전문.

곽군에게.

어제 TV로 동아시아대회 중국전을 조마조마해하며 지켜봤어. '이겨야 되는데'하면서 보는데 당신이 그렇게 멋진 골을 성공할 줄이야. 6년 동안 당신 경기를 계속 봤는데 왜 이제야 그런 모습을 보여준 거야. K리그에서 매년 한골 정도씩 넣던 당신이 올해 들어 A매치 3경기에서 2골을 넣다니.

경기가 끝나고 당신이 전화 했을 때 "잘했어" 밖에 할 말이 없더라. 경상도 사나이인 당신이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에 기뻤어. 요즘 신문이나 TV를 봐도 온통 당신 이야기 뿐이야. 당신 보고 '꽃미남 수비수'래. 어떻게 알고 팬들은 내가 당신을 부르는 호칭인 '곽군'도 사용하더라. 여성팬들도 많이 생겼대. 질투가 나지만 기분은 좋아.

2002년 4월 30일 기억나지?(우리 휴대전화 뒷번호)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당신 첫 인상은 쾌활하고 긍정적인 모습 그 자체였어. 2004년인가, 대학교 4학년 때 연습경기에서 어깨를 다쳐 고향에서 누워 있으면서도 나와 함께 있을 시간이 많이 생겨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했던 당신이잖아. 2006년말 FC서울에서 이적 통보를 받았을 때도 3일 정도 힘들어 하더니 전남에서 다시 예전의 활발한 모습을 되찾는 당신을 보며 '내가 평생의 동반자를 잘 골랐구나'라는 뿌듯함을 느꼈어.

당신에게 가장 아쉬운 건 아직 프러포즈를 받지 못했다는 거야. 2006년 4월 엄마에게 "너 태휘랑 결혼한다며? 내가 허락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어. 왜 나한테 프러포즈 안하고 엄마에게 하냐니깐 당신은 "그게 프러포즈야"라면서 결혼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나한테 프러포즈를 안하고 있잖아. 빨리 프러포즈해.

남들은 당신에게 '오랜 무명 설움'을 겪었다고 하더라. 정말이야? 함께 한 6년여 동안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 '최고의 스타'였어. 지금 너무 잘하고 있지만 부탁이 하나 있어. 왼쪽 눈은 잘 안보이고, 평발에다 만성 허리 디스크. 어깨까지 다치고.... 누가 나보고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랑 같이 산대. 앞으로는 덜 아팠으면 좋겠어. 눈이 아프면 내가 눈이 되어주고, 발이 아프면 내가 발이 되어줄게. 다섯달 전 함께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당신한테 "앞으로 운전을 하지 마십시요. 오른쪽 눈이 피로해져 축구를 그만 둬야 할 지 모릅니다"라고 말했지. 나 요즘 운전 면허 따려고 열심히 학원 다니고 있어. 운전이 무서웠는데 당신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는 책임감이 핸들을 잡게 만들어. 여성 팬들로부터도 당신을 보호 해야지^^.

또 하나 당부가 있어. 요즘 당신이 너무 잘하니까 나는 오히려 불안해 지더라. 당신이 실수라도 한번 하면 지금의 칭찬이 비난이 되어 돌아올 것 같거든. 하지만 우리 지금까지처럼 모든 일들 잘 이겨내리라 믿어.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두손 꼭 잡고 이겨내자. 꽃미남 수비수 곽군 화이팅!

2008년 2월 18일 경북 구미 친정에서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