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산골 저녁.
두 명의 스님이 해제 기간 동안 운유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낡은 나룻배 한 척이 강 위를 천천히
가르고 있었다.
노을은 이미 산 너머로 기울고 있었다.
그때 사공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스님들… 어디로 가십니까?”
노스님이 대답했다.
“우무개 마을로 가는 길이오.”
사공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 마을이라면… 천천히 가셔야 합니다.”
잠시 정적. 하지만 노스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허허, 그건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요.”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붉은 해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우무개 마을은 성문이 있는 마을이오.
해가 지면 문을 닫는다 들었소.
지금부터 한두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우린 추운 산속에서 밤을 보내야 하오.”
노스님의 목소리가 점점 다급해졌다.
“천천히 가면 늦소.
살아남으려면 서둘러야 하오.”
사공은 마지막으로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저는 많이 봤습니다.
서두르는 사람보다
천천히 가는 사람이 더 잘 도착하더군요.”
젊은 스님은 그 말을 마음에 담았다.
‘나는 이 길을 모른다…어쩌면 경험
많은 사람은 저 사공일지도 몰라.’
배에서 내린 뒤. 노스님은 빠른 걸음으로
산길을 치고 올라갔다.
등에는 무거운 경전 꾸러미가 흔들렸다.
반면 젊은 스님은 느긋하게 걸었다.
마치 목적지가 없는 사람처럼.
산새 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며,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점점 어두워지는 산길.
노스님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헉… 헉…” 그는 초조했다.
‘늦는다… 더 빨리 가야 해!’
결국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돌부리에 발이 걸리는 순간—
콰당!!
몸이 산길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경전이 흩어지고 다리가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노스님은 피를 흘리며 길가에 쓰러졌다.
그 시각. 젊은 스님은 여전히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숨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그리고 마침내—해가 완전히 지기 직전,
우무개 마을의 성문 앞에 도착했다.
끼이익—성문이 닫히기 직전이었다.
젊은 스님은 무사히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사공은 다친 노스님 곁에 도착했다.
노스님은 신음하고 있었다.
사공은 조용히 말했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천천히 가는 사람은 결국 도착합니다.”
“하지만 서두르는 사람은
늘 어딘가에서 넘어지지요.”
사공은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인생에는…빨리 가야 하는 길보다
천천히 가야만 도착하는 길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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