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서 벌레가 나오는 기도 체험
92년도 겨울 안거를 구미 천생산 산성에
있는 토굴에서 지내고, 봄산철을 다시 91년
여름 안거를 태안사 선방에서 지내고 곡성
태안사에서 정진하게 되었다.
나름 열심히 살다가 몇몇 스님들과 뜻이
맞아서 경주 남산의 백운암에서 여름 안거를
짬지게 살아보자고 기약을 했지만, 결제를
얼마 남기지 않고 백운암에서 안거를 떠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평소에 정식으로 백일기도를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참에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예전에 가 봤던 상주에 있는 남장사가 생각이
나서 도반스님과 함께 가니, 극락전에서 기도가
가능하다고 하여 93년 여름 안거 시작일을
100일 기도 입제일로 해서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참선 생활만 했지, 지금처럼 안거 기간에 정식으로
100일 기도를 정해 놓고 실행하기는 처음이었다.
도반스님은 영산전에서 기거하면서 참선 정진하고..............
묵언, 오후 불식, 4분 정근 하루 4번 기도를 기본으로
정하고 염불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수행이든지 처음은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7일이 못 가서 목이 쉬고, 심하게 아프기까지 했다.
15일이 지나니까 목이 조금씩 조금씩 풀리면서
기도가 좀 순조로워지면서 꿈의 변화가 시작이 된다.
지금도 생생한 꿈은..... 꿈속에서 나의 몸 구석구석이
아주 징그러운 벌레가 꽉 차 있는데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하는 말이 "저 벌레들을 빨리
잡아내어야 한다고....
어떤 사람은 "벌레를 없애기는 좀 늦은 게 아닌가"
설왕설래하다가 꿈이 깨어났는데 지금도 꿈속
벌레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후 50일이 지날 때쯤 다시 처음 꿈과 거의 같은
꿈을 꾸는데, 그 많던 벌레들이 다 없어지고 이제는
단지 3 마리만 남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런 꿈은 확실한 업장 소멸의
상징이었다.
예전에 대율사 스님이신 자운 스님께서 자나 깨나
쉬지않고 기도에 몰두를 하다가 몸이 쇠약해져서
주변에서 다들 회복이 어렵겠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어느 날 비몽사몽 간에 몸속에 엄청 큰 벌레가
있던 것을 어떤 사람이 손으로 집어서 버리는 경계를
경험하고는 몸이 씻은 듯이 완쾌하셨다는 기도 체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