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가피력에 대한 이해
아난 존자가 부처님께 물었어요.
"열심히 기도하면 누구나 다 이루어집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돌을 하나 집어
연못에 던지셨어요.
돌이 물속으로 풍덩 빠지는 것을 보시고는
"아난아, 네가 저 돌이 다시 나오게
해달라고 아무리 정성 들여 기도해봤자
이루어지겠느냐?" 하셨어요.
세상에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이 있는데,
이를 구별하는 게 지혜예요.
부처님께서도 할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셨어요.
첫 번째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일이고,
두 번째는 지은 업을 소멸할 수 없는 일이며,
세 번째는 중생을 한꺼번에 다 구제할 수
없다는 거예요.
불교에서는 기적이란 없다고 해요.
모든 건 연기법과 인과법의 법칙에 따른 것인데,
중생들은 잘 모르니까 이해가 안 되면
신의 능력이 작용한 기적이라고 믿는 거죠.
기도는 지난 날의 모든 잘못을 참회하고,
나를 도와 준 고마운 모든 인연에게 감사하며,
성인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각오로
서원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만을 위한 욕심으로
가득 차 기적 같은 일을 이루어 달라고
떼쓰곤 해요.
불교는 인과응보의 법칙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어요.
부처님이 직접 기도를 이루어 주시는 게 아니라,
부처님은 모든 법을 아시는 스승 같은 분이세요.
그분의 가르침을 믿고 마음에 받아들이는 게
타력신앙이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게 자력신앙이에요.
타력과 자력의 신행생활을 열심히 수행하면,
놀라운 정화력이 생겨 몸과 마음이 본래 가진
전지전능의 불성을 회복하므로 긍정적인 인연이
다가와 이루고자 하는 일이 성취되는 결과가 와요.
그건 마치 가난하여 원하는 무엇인가를 살 수
없고 돈을 빌려 빚쟁이가 찾아와 괴롭혔지만,
그랬던 그 사람이 큰 부자가 되면 모든 빚을
당장 갚고 가지고 싶었 던 것들을 무엇이든 다
살 수 있게 되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인 것입니다.
이것을 바로 부처님의 놀라운 가피력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