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의 선수 시절 훈련 내용

고종수가 넓은 시야를
갖게 된 것도 훈련의 결과다.
수원삼성 입단 후 김호 감독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김호 감독님이 마라도나는
눈이 8개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 데 이제는 알 것같다.
미리 모든 상황을 봐두고
있으니 눈이 8개인 것처럼
꿰고 있는 것이다.
난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운전할 때 항상 멀리 앞을
보면서 동시에 곁눈길로
고개를 안돌리고 옆까지 보는
습관을 들였다.
고개를 안돌리고도 옆에 있는
논의 색깔을 파악하고,
주위 사물을 봐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도 그랬다.
미리 봐놓으니까 눈이 주변을
봐두고, 패스 훈련을 하는
중에도 감독님이 어디서 뭘
하시고, 코치는 어디 있고,
골키퍼는 뭘 하는 지를 계속해서 봤다.
나중엔 경기를 하면서
우리 엄마가 관중석 어디에 있고,
예쁜 아가씨가 어디에 있구나,
저 꼬마는 라면을 맛있게
먹는구나까지 보였다."
파악이 끝난 뒤에는 적용과
판단을 잘해야 한다.
고종수는 좋은 컨트롤과 패스는
상대에게서 공을 지키려고
하는 안전한 방식으로 가선
창조적 상황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수가 두 세 수 높다는 것은
수비수 생각을 읽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패스가 내게 오면
일부러 수비수 앞으로 컨트롤
해놓는. 상대가 그 공을 빼앗으려고
다가 오면 탁 치고 빠진다.
잘못 공을 잡은게 아니라
일부러 그쪽으로 두고 상대 발이
나오면 빠지는 것이다.
지금 선수들을 보면 공을 잡고,
컨트롤을 하고 상대 움직임을
보고 패스를 준다.
그렇게 해선 안 통한다.
미리 보고 생각을 해놓고
저 선수가 이렇게 움직일지
예상하고 나도 그 다음 생각을
해야 한다.
상대 수비가 좋은 위치에
있을 때 우리 선수들은 그냥
수비 벽에 대고 공을 때린다.
강하게 줄까, 먼 쪽으로 줄까,
수비 오른발 옆으로 줄까를
다 생각하고 패스를 하면
공격을 만들 수 있다.
생각 없는 패스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