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과 음신 이야기

송나라 제6대 신종황제 때의 일이다.
당시 장자양이란 유명한 선인이 살고있었다.
장자양은 금액환단법이란 선도 비법을 수련해서
양신을 자유자재로 이탈시키는 출신법에 능해 있었다.
어느날 그에게 제자가 다가와 넌지시 아뢰었다.
"촉나라 땅에 신유관이란 도법에 능한 선승이
한분 살고있다 하더이다"
"신유관이라니?"
"눈을 감고앉아 정신을 집중하면 순식간에
천리밖의 일을 보고온다 합니다"
"관투(투시)한다 말이냐?"
"그게 아니라 정신만 빠져나와 그곳을 다녀온다는
소문이던뎁쇼?"
"그래?"
장자양은 피식 웃으며 행장을 꾸렸다.
"내 그 분을 직접 만나보고 오마"
그는 순식간에 이형환위하여 촉나라를 갔다.
과연 선승의 명성은 촉 땅에 자자했다.
장자양은 선승을 만나 그와 마주 앉았다.
"빈도가 스님의 명성을 사모하여 이처럼
천리길을 한 달음에 찾아와 보니
과연 소문이 거짓이 아닙니다"
"빈승의 잡술을 가지고 어찌 선장의 신력을
감당할 수 있사오리까.
다만 천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오신 귀한
손님이시니 소술말기나마 펼쳐보여 선장의
눈을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선승은 비록 겸손한듯 말했지만 내심 상당히
자신의 도력을 자부하고 있는듯 거만한 웃음을
입가에 흘리고 있었다.
"모쪼록 견식을 넓혀 주시길..."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도력 겨룸에 들어갔다.
겨룸의 과제는 수천리 떨어진 양자강 하류의
양주에 각각 양신과 음신을 보내 꽃 한가지씩을
꺾어오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즉시 가부좌를 틀고 정신을 집중하여
양신과 음신을 양주에 띄웠다.
잠시후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을 떴다.
"어떻소이까?"
장자양은 빙긋 웃으며 손에 든 꽃 한송이를 들어
보였다. 그 순간 선승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분명 양주 땅에 가서 꽃 한송이를 꺾어왔건만
자신의 손에는 꽃은 커녕 잎사귀 하나 들려있지
않은 게 아닌가.
"으음... 졌소이다"
선승은 비지땀을 흘리며 패배를 자인했다.
선도의 취지는 성명쌍수(정신과 육체적 능력을
동시에 수행함)에 있지만 참선의 그것은 오로지
정신적 깨달음에만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겨났던 것이다.
`성'이란 깨달음이며 `명'이란 목숨 즉 육신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선도의 수행은 영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이 동시에 이뤄지는데 비해 참선은 `명'은 무시하고
오로지 `성'만을 편향적으로 수행하므로 형 즉 물질적
형체와 물리적 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선도 수행에 의해 나타난 분신은 양신이지만
정신적인 면에만 치중하는 명상에 의해 출현하는
것은 음신에 불과하다.
선도 경전에는 바로 이 양신을 만드는 방법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조피진 선인의 명저인
`성명법결명지'다.
양신을 만들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출신법이라고 하는데 `기'가 충분한 사람의
경우에는 양신에 의해 출신이 가능하지만
`기'가 부족한 경우엔 음신만이 나오게 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충분히 `기'를 키워
놓지 않으면 안된다.
일단 출신에 성공하게 되면 그 다음엔 다시
육체까지도 양신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없어질 이 깨지기 쉬운 육체를 양신과
같은 불멸의 상태로 변화시킨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에 성공하면 양신과 육체는 완전히 하나가
되어 명실공히 신선의 경지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