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른 염불기도 방편

팔공산에서 혼자 기도 정진으로 세월을 보낼 때 일이다.
봄이 저물어 갈 때쯤 병원이라며 전화가 왔다.
나를 무척 좋아하고 잘 따르는 보살이라 웬일이나 싶었다.
자기 지인이 유방암 4기라는 것이었다.
암이 말기가 되었으니, 이제는 거의 포기상태라면서 울먹였다.
나는 환자와 전화 통화를 연결하여 대화를 하고는 지장경
책 한 권을 정성껏 포장을 하여 소포로 보내 주었다.
이왕 죽을 것이라면, 병원에서 이 책이라도 죽을힘을 다해
읽다가 죽으라고 말을 해 주었다.
나는 보지도 못한 그 사람이 책을 대하는 순간, 힘이 번쩍 나더란다.
보지도 못한 스님이 보내 주신 책을 받았으니, ‘부처님이 나를
돌봐주시는구나 ‘하는
읽고 또 읽고 재미가 나고 하나도 힘들지도 않고 100일을
정해놓고 읽기를 시작했는데, 죽을 것이라던 병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을 하니 주위에서도 기적이라면서 참으로 놀라워했다고 한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지장경, 오직 그 한 곳에 마음을 집중을
하기 시작하니까, 아픈 것도 잊고 경 읽는 독서삼매에 들기도
해보았다고 한다.
여름이 지나갈 어느 날, 점심 무렵에 그 절이 있는 그 높고도
깊은 산중엘 동생하고 홍삼ㆍ영지를 사가지고 어렵게 찾아왔다.
아직 힘도 오르지 못한 상태인데, 한 번도 보지 못한 스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 보고 싶고 궁금해서 왔다고 하는 것이었다.
지장경이나 원 없이 한번 읽어 보라고 권했던 나로서는 너무도
반가운 기적 같은 체험을 한 귀한 사람이 온 것이었다.
죽은 목숨과 같았던 사람이 살아서 온전히 돌아온 것이다.
참으로 마음이 강하고 신심이 너무나 좋은 장한 보살님이었다.
나는 사온 홍삼과 영지를 아픈 사람이 먹어야 한다며, 다시
나누어 주고, 염불정진 놓지 말고 꾸준히 하라고 숙제를 내주었다.
진정으로 신실한 마음을 내면 못 이룰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기적도 옛날옛날이야기가 아닌 현실에도 늘 일어나고 있다.
사랑과 자비로 신행생활을 청정하고 열심히 할 때,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성불이 움직여서 기적은 늘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