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있는 영가를 천도시킨 스님의 염불

깊은 산사 청운암의 새벽 3시.
동트기 전 어둠이 법당을 삼킬 때,
혜월 스님은 어김없이 목탁을 들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그의 염불 소리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산천을 울렸다.
어느 날, 스님이 정좌해 염불을 이어가던 중—
삐걱 하고 법당 문이 열렸다.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지만,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스님은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염불을 계속했다.
그때였다.
스산한 무릎 꿇는 소리가 그의
옆자리에서 들려왔다.
"……?"
스님의 시선이 닿은 곳엔 어둠만이 있을 뿐.
그러나 분명히 느껴졌어. 숨소리,
체온, 흔들리는 공기.
"아, 이제야 왔구나. 오랜 세월 방황하던
넋이 염불 소리에 이끌려 왔구나."
스님은 속으로 중얼리며 더욱 힘차게
염불을 이었다.
염불이 절정에 이르자, 스님은 간절히 서원했다.
"부처님, 이 영혼으로 하여금 아미타불의
광명을 따라 서방극락정토에 들게 하소서!"
그 순간—
법당 바닥에 희미한 그림자가 무릎 꿇고
합장했다.
두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고,
스님의 염불 소리와 함께 금빛 안개로 사라졌다.
다음 날부터 새벽 법당엔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스님의 염불 소리는 더욱 따뜻하고 깊어졌다.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혜월 스님의 목탁 소리엔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담겼다."
"그 밤, 나는 깨달았소.
염불은 죽은 자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살아있는 자의 마음까지 정화하는 기도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