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이 바위를 뚫는 정신

한나라의 명장 이광은 어려서부터
힘이 장사였고, 천성이 쾌활하여 또래
아이들을 이끌며 산과 들을 누비던
꼬마대장이었다.
그는 특히 활쏘기에 뛰어나 그의 화살이
날아간 자리에는 새나 짐승이 반드시
쓰러졌다고 한다.
어느 날, 그는 혼자 산중에서 사냥을
하다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날은 어두워지고, 사방에서는
산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길을 찾지 못해 헤매던 그때,
풀숲 사이로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광은 간담이 서늘해졌으나
달아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활을 들었다.
이 한 발이 빗나가면 자신은 그대로
호랑이의 먹이가 될 터였다.
그는 온 정신을 한곳에 모아 살고자
하는 간절함,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집중으로
활시위를 끝까지 당겨 화살을 놓았다.
화살은 정확히 목표를 맞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호랑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형상을 한 바위였다.
화살은 그 단단한 바위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기이한 마음이 든 이광은 이번에는 ‘바위’임을
분명히 알고 다시 화살을 날려 보았다.
그러나 이번 화살은 바위에 박히기는커녕
화살촉이 튕겨 나가고 화살대마저 부러지고
말았다.
이 일을 들은 양자운은 이렇게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네.
지극한 마음에는 돌과 쇠도 길을 내어주는
법일세.”
같은 활이고, 같은 화살이며, 같은 사람이
쏘았지만 그 결과가 달랐던 이유는 오직 하나,
쏘는 이의 마음이 달랐기 때문이다.
살고자 하는 일심(一心),
의심 없는 간절함으로 쏘았을 때는 바위조차
호랑이가 되어 화살을 받아주었고,
이미 바위라 여기고 마음이 나뉘자
화살은 그 뜻을 잃고 튕겨 나갔다.
염불도 이와 같다.
입으로만 부르는 염불, 의심과 분별이
섞인 염불은 수없이 해도 돌벽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생사 앞에서 “부처님밖에 없습니다”
라는 간절한 일심으로 부르는 염불은
업의 바위를 뚫고 마음의 문을 연다.
염불의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한 마음으로 부르느냐가 중요하다.
호랑이를 향해 쏘는 마음으로, 목숨을
거는 마음으로, 전부를 맡기는 마음으로
부를 때 그 염불은 반드시 응답을 얻는다.
오늘 우리가 부르는 한 마디 불호(佛號),
그 마음은 과연 어디에 닿아 있는가.
입으로만 부르고 있는가,
아니면 생사심으로 부르고 있는가.
이 차이가 돌을 뚫느냐, 튕겨 나가느냐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