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여기만은 가지 마세요

“은퇴 후, 여기만은 가지 마세요
– 천국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은퇴하면 시간이 많아집니다.
문제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갈 곳을
찾게 된다는 거죠.
그런데… 잘못 가면, 인생 2막이
아니라 2차전이 시작됩니다.
첫째, 자식 집 장기 체류.
이틀은 반갑습니다. 사흘째부터는
눈치가 보이고, 일주일째 되면 “아버지,
언제 올라가세요?”라는 말을 돌려
말하기 시작합니다.
손주 재롱 보러 갔다가 설거지 담당,
분리수거 책임자, 냉장고 감시관 됩니다.
부모가 아니라… ‘상주 짐’이 되는 겁니다.
둘째, 친구와 동업.
“우리 40년 우정이야!” 그 말 믿고
퇴직금 넣었다가 가게 문 닫는 날,
우정도 같이 셔터 내립니다.
돈은 숫자지만, 감정은 계산이 안 됩니다.
동업은 계약서가 아니라 우정을
담보로 잡는 일입니다.
셋째, 퇴직한 전 직장 기웃거리기.
겉으론 “어이, 선배님!” 속으론 “왜 또 오셨어…”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졸업하면, 다시 교실에 앉는 법은 없습니다.
넷째, 공짜 휴지 주는 홍보관.
휴지 한 롤 받으러 갔다가 수백만 원짜리
건강기기 계약서에 사인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휴지는 공짜지만, 내 지갑은 유료입니다.
다섯째, 돈 자랑하는 동창회.
“야, 나 이번에 건물 하나…” 웃고는
있지만, 집에 오면 속이 뒤집힙니다.
밥은 얻어먹고 자존감은 내주고
오는 자리, 그게 무슨 모임입니까.
여섯째, 퇴직금 털어 치킨집.
“사장님!” 소리 듣는 건 딱 한 달.
그 다음은 새벽 기름 냄새와 카드값입니다.
치킨은 맛있어도 현실은 바삭하지 않습니다.
일곱째, 내키지 않는 경조사.
마음도 안 가는데 억지로 가서
시간, 체력, 기분 다 쓰지 마세요.
요즘은 계좌이체가 예의입니다.
5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갈 곳 없다고 아무 데나 기웃거리지
마세요.
은퇴 후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남 눈치 안 보고 리모컨 마음대로 돌리고
점심을 라면으로 때워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곳, 내 집 안방.
은퇴 후 천국은 요란한 데가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한 자리입니다.
괜히 밖에서 자리 찾지 마세요.
이미 여러분 자리는 집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