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레빠와의 행복한 만남
고경 / 대교과
이 세상 모든 것 덧없고 무상하여서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아버지 살아계실 때 내 나이 어렸고
내가 성인되니 그 분 이미 세상에 없네
우리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어머니 살아 계실 때 나는 집을 떠나 없었고
나 이제 돌아오니 그 분 이미 세상에 없네
우리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출가 전 어느 날, 집 근처의 산사山寺에
들렀을 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명상의
말씀에 문득 귀를 빼앗겼다.
그 노래는 밀라레빠가 오랜 세월동안 떠나있던
고향의 무너진 집과 어머니의 무덤을 보고
무상함이 가슴에 사무쳐 진리의 길로 매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 지은 것이었으니,
이러한 사실을 안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
강원에서 우연히 얻어 본 초록색 표지의 작은 책
『밀라레빠』를 통해서였다.
밀라레빠의 소설과도 같은 극적인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짓기도 하고 때로는 벅찬 가슴을 안고
잠이 들기도 한 것이 지금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밀라레빠(1040~1123)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백부에게 다 빼앗기고서, 흑마술을 익혀
수많은 일가친척의 목숨을 빼앗아 복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괴로워하고 이 악업에서
벗어날 진리를 찾아 마루빠라는 스승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스승의 구박과
혹독한 시련이었다.
그것을 묵묵히 참아 나가지만 스승은 그에게 가혹한
욕설만 할 뿐 가르침은 주지 않는다.
결국 그는 떠나려 하고, 그런 그에게 스승은
“많은 목숨을 앗은 너의 악업을 녹이기 위해 나는
너를 아홉 번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야지만
그 죄업은 완전히 소멸될 것이었다.”라고 말하며,
“깨달은 자의 분노는 제자가 깨달음으로 나가는 데
기여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이 책을 통해 밀라레빠의 가슴저린 구도 역경뿐
아니라 어렴풋하나마 티벳 불교의 모습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항상 스승을 향해 귀의하고 발원하고 감사한 후에
노래를 시작하는 모습은 실로 아름다운 감동으로
와 닿는다.
스승을 향한 헌신적인 귀의는 티벳 불교의 특징중
하나라고 하는데, 불법승 삼보가 내 눈앞의 현실로
나타난 살아있는 총체적 존재로서 바로 스승인
까닭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밀라레빠 또한 우리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스승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東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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