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천건강연구소/법천웰다잉

애절한 부부의 정, 월영교 이야기

by 법천선생 2018. 10. 5.


애절한 순애보 품은 월영교

‘나를 데려가 주세요 /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병석에 누워 있던 남편은 유명을 달리한다.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리움과

원망 등이 섞인 글을 남긴다.


노래 가사나 TV드라마 대사에 나올 법한 얘기

같지만 지금으로부터 430여년 전 저세상으로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가 남긴 애절한 순애보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이응태와 ‘원이 엄마’의 순애보를 기려 낙동강

위에 놓은 월영교는 국내 나무 인도교 가운데

가장 길다.

밤에는 조명이 더해져 화려함을 더한다.          


‘원이 엄마’가 남긴 이 글은 1988년 경북 안동의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중 관에서

발견됐다.


한글로 쓴 ‘편지’였다. ‘원이 엄마’가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신발인 ‘미투리’와 배냇저고리도 한 벌 있었다.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지어 환자에게 신기면

병이 완쾌한다는 얘기에 ‘원이 엄마’가 손수 꼬았을 것이다.


하지만 부인의 간절함을 하늘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일보 이귀전 기자 2018.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