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한 순애보 품은 월영교
‘나를 데려가 주세요 /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병석에 누워 있던 남편은 유명을 달리한다.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리움과
원망 등이 섞인 글을 남긴다.
노래 가사나 TV드라마 대사에 나올 법한 얘기
같지만 지금으로부터 430여년 전 저세상으로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가 남긴 애절한 순애보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이응태와 ‘원이 엄마’의 순애보를 기려 낙동강
위에 놓은 월영교는 국내 나무 인도교 가운데
가장 길다.
밤에는 조명이 더해져 화려함을 더한다.
‘원이 엄마’가 남긴 이 글은 1988년 경북 안동의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중 관에서
발견됐다.
한글로 쓴 ‘편지’였다. ‘원이 엄마’가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신발인 ‘미투리’와 배냇저고리도 한 벌 있었다.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지어 환자에게 신기면
병이 완쾌한다는 얘기에 ‘원이 엄마’가 손수 꼬았을 것이다.
하지만 부인의 간절함을 하늘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일보 이귀전 기자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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