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집중력향상 /체육선수진로

조기 유학의 문제점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by 법천선생 2011. 5. 23.

 조기유학.....

미국에서 거의 십년 가까이 살면서 조기유학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답니다.

특히 조기 유학의 문제점과 조기유학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요.

제 주변에서 본 사례들만 몇 개 적어봅니다.

 

 

1. 아이들은 영어를 쉽게 배우고 현지적응도 쉽게 한다?

 

조기 유학에서도 언어와 문화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부모들의 생각과 달리 아주 나이 어린 아이들도 언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요. 아마 어릴 수록 자기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집에서 한국어를 쓰다가 세살 때 어린이집을 다니게 된 아이들도 처음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몇 달 동안 입을 꼭 다물고 그림만 그리는 경우도 봤고, 유치원에서 낯선 어른들과 통하지 않는 말 때문에 그 스트레스로 끝없이 화장실만 드나드는 아이들도 봤지요.

 

부모와 같이 와도 그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는 1년 내내 울면서 학교를 다녔고, 한 남자아이는 일년 내내 책상에 엎드려만 있다가 돌아왔답니다.

 

아이들은 끝없이 퍼부어지는 인종차별도 견뎌내야 합니다.

통학버스 안에서 혹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빙 둘러서서 한국아이에게 침을 뱉거나, 아니면 못으로 손을 긁어놓는 일도 다반사로 생기지요.

 

작년 우리 아이가 다니던 학교는 비교적 부유하고 평온한 교외지역의 학교였는데도, 하교시간이 되면 한국아이들을 둘러싸고, "황색놈들", "더러운 중국놈들"이라는 소리를 한답니다.

 

 

2. 조기 유학은 인생의 성공을 보장한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본 기사에 의하면, 조기 유학생에 대한 연구에서 조기유학생의 95%가 실패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 실패의 기준을 정확히 어떻게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주변에 봐도 실패한 케이스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띕니다.

 

어떤 학생은 기숙 고등학교를 나오고 명문 주립대에 입학했지만 우울증과 마약 문제로 결국 1학기만에 집으로 돌아오지요.

다른 학생은 중학교 졸업하고 미국에 갔다가 적응을 못하고 돌아와서 결국 중졸 학력으로 남게 되었답니다.

 

요즘 신문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듯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입학한 한국학생들의 50%가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중퇴를 한다고 하지요.

 

 

그리고 명문대학을 졸업해도 여전히 인종차별의 장벽을 뚫기가 힘들답니다. 미국의 한 대도시에서 한인 2세에 대해서 연구하던 분은, 한인 2세들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해도 결국은 못버티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부모님의 자영업을 이어받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씀하더군요.

 

얼마 전에 보니까 미국 경제위기 때문에 대학졸업생의 85%가 취직을 못한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 유학생들의 취직기회가 더욱 줄 것은 불보듯 뻔하답니다

 

3. 조기 유학을 가면 영어를 잘한다?

 

언어를 잘 하려면 많은 책을 읽고 글을 많이 써봐야 하지요. 어휘도 풍부하게 늘려야 하구요.

지난 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지만, 모국어를 배울 때 부모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돌보고,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아이의 모국어 실력이 늘지요.

조기유학을 가는 경우 일상적인 말은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는 것 같지만, 조기유학을 가서 몇년 공부한 고등학생들의 영어 글쓰기 수준이 정말 형편없는 경우를 많이 본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으로 기본 문법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철자도 다 틀리는 글을 쓰더군요.

 

어릴 때 미국 친척집에 혼자 가서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영어 가르치는 교포분을 몇 분 만난적이 있는데, 영어를 잘 하는 것 같지만 한국 대학교 1학년 영어교재의 의미를 해석 못해서 쩔쩔매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답니다. 그걸 보고 정말 놀랐지요. 그 분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의 글은 좀 읽지만,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까 영어 신문이나 잡지, 책도 거의 읽지 않고 지내신 것 같더군요.

 

한 동안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예일대, 하버드대 등의 교수가 된 분들, 혹은 미국 공무원으로 성공한 분들만 집중 조명을 했었지요. 물론 성공한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성공신화 뒤에 가려서 안 보이는 실패의 얘기에도 귀를 많이 기울여야 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조기유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한국교육이 아이들에게 너무 힘들어서라고 합니다. 사실 유학 가 있는 학생들 중에 학원에 안 다니고 부모님의 닥달을 안 받고 자유로운 생활에 너무 만족하면서 행복해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교육이 아직까지도 수동적, 주입식 교육인데 반해서 미국 교육은 학생들이 직접 해야 하는 에세이 숙제, 프로젝트 숙제 등이 많기 때문에 공부에 재미도 느낀답니다.

그러나 감정적 외로움과,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 인종차별과 문화의 차이 때문에 고통받으면서 정서적으로 메말라가는 경우도 너무나 많지요.

 

제가 살았던 미국의 작은 대학타운에도 사립고등학교가 몇 개 있었고, 사립고등학교마다 한국학생들이 넘쳐났답니다.

 

제가 만난 어떤 분은 사립학교 선생님의 부인이었는데, 한국아이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분이 "한국 부모를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한국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왜 한국교육을 바꾸지 않느냐?"라고 질문하시더라구요.

 

글쎄요. 우리는 왜 모두들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한국교육을 바꾸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