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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실천채식

인성 교육은 채식으로부터

by 법천선생 2011. 5. 31.

인성 교육은 채식으로부터
회초리를 드는 대신 식탁을 바꿔주라.
  2011-04-19 16:45: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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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식.jpg(12.27Kb)
 

  학교 체벌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해 서울시 교육청이 체벌을 금하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교육부에서는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 시행령을 만들어 발효시켰다. 시행령에 학칙에 따른 훈육·훈계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때 육체적으로 괴로움을 주는 간접 체벌의 권한을 각 학교에 보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시행령은,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취지 아래 체벌을 전면 금지한 진보교육감들의 조치와 달라 혼란스럽다. 우리나라 양대 교사 단체인 전교조와 교총도 각각 체벌의 전면 금지와 일부 허용 지지로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이처럼 체벌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것은 소위 교실붕괴현상이 심화되고 교권침해 사례가 늘어나는 등 교육현장이 전례 없는 문제들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소란을 떤다거나, 다른 학생의 학습을 방해하는 행위, 집단 따돌림,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기도 하고,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대드는 등의 교실붕괴현상은 우리 교육계의 당면 문제로 부상한지 이미 오래다. 교권 침해도 여간 심각하지 않다. 심한 경우는 학생이 지도 교사를 폭행하여 일간지의 사회면을 달구는 일도 더러 있다. 지난해 교총에 접수·처리된 교권침해 사례는 총 260건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2001104건과 2006179건에 비해 10년간 2.5, 5년간 1.5배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206건이라면 3일에 2회 정도로, 신고 되지 않은 건수도 적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는 도종환 시인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십 년 전의 그 아이들이 아니었다. 좋게 이야기하면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강하며 자기표현에 서슴없는 아이들이고,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산만하고 거칠고 충동적이며 어려워할 줄을 모르는 아이들이었다. 수업 시간이고 저희끼리 모인 자리고 할 것 없이 예사로 욕설이 쏟아져 나오고 골마루나 교실 바닥에 침을 뱉어 댔다. 수업 중에 왔다 갔다 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 큰소리로 말을 주고 받거나, 펜팔장 편지를 쓰는 등 아예 딴짓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수업을 계속할 수 없게 하는 말이나 행동이 튀어나왔다. 점심시간에 술을 먹고 들어와 비틀거리는 녀석도 있고, 교실 양동이에 오줌을 누고 간 녀석도 있고, 빈 교실에 들어가 과자봉지에다 똥을 누어서 그걸 멜로디언 케이스에 담아놓고 나간 녀석들도 있었다. (……) 학교가 무너지고 있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라는 도시인의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고, 교육의 물리적 환경이 훨씬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늘고 있는 것은 왜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근대식 교육 제도를 벗어나지 못한 학교 사회와 탈근대화되면서 정보화 시대로 진입한 사회와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현상 중의 하나로 파악한다. 말하자면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계가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데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지도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벌 존치 여부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다른 접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발생시킨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사회변화와 변화와 함께 식탁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음식과 교육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대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전 서울의대 교수였던 이명복 박사는 그의 저서 체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에서 매우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금세기 초에 인도 영양연구소장인 영국의사 맥가리손 박사가 장수촌 훈자왕국을 조사 연구한 뒤에 실시했다는 '먹이의 차이와 쥐의 건강상태' 에 관한 실험이 그것이다. 박사는, 3,000마리의 쥐를 1,000마리씩 3군으로 나누어 제1: 훈자식사(잡곡, 야채), 2: 인도식사(잡곡, 고기, 향신료), 3: 영국식사(고기, 버터, 치이즈, 흰설탕)를 사람의 나이로 하면 60세에 해당하는 27개월 동안 제공 한 후에 한 마리씩 면밀히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1군 훈자식사로 사육한 무리는, 한 마리의 예외도 없이 완전무결한 건강상태였다. 2군 인도식사로 사육한 무리는 위장병, 빈혈, 간염, 신장염, 탈모 등, 여러 가지 병에 걸려 있는 예가 많았다. 3군 영국식사, 즉 현대 문명국의 식사로 사육한 무리는 제2군의 여러 가지 질병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외에 더 중대한 특색으로 뇌, 신경계의 이상, 즉 정신이상의 증세도 나타났다. 광폭해지고 서로 싸우고 물어뜯고 잡아먹고 일도 많이 생기고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제공되는 식사에 따라서 건강상태는 물론, 정신상태까지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문명국 식사를 제공받은 실험쥐들이광폭해지고 서로 싸우고 물어뜯고 잡아먹고하는 정신적인 이상 증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계의 골칫거리로 대두하고 있는 교실붕괴현상의 원인 중의 하나로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꼽을 수 있는 근거이다.

 교실붕괴현상이 우리나라에 식단에서 육류가 차지하는 비율 늘어남에 따라 증가해 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1969년의 식물성음식을 97%, 동물성음식을 3% 섭취했던 한국인들이, 1995년 기준으로 식물성 52.7%, 동물성 47.3%로 식생활이 바뀌게 되었다. 이후로도 증가율은 꾸준히 늘어와 농림부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쇠고기는 317000t, 닭고기 388000t, 돼지고기 838000t이며, 인구 1인당 육류 소비량이 31.9㎏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 학생들의 정신건강상태는 이러한 육식의 증가율과 관련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좀 더 직접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채식의 교육적 효과에 주목한 식품교육학을 창안하고, 음식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미국 전역에 보급하고 있는, 미국 고나드 대학 사회영양학 박사인 안토니아 데마스(Antonia Demas)님의 논문 음식이 학생들의 건강과 행동, 학업성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한 대학 기숙사에 있는 남학생들에게 3주 동안 완전채식을 시킨 결과, 모든 지원자들이 학업 평균 성적과 운동실력, 체력이 향상 되었으며, 공격적인 태도가 감소되었고, 행복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참가한 학생들은, 채식을 하고 나서 에너지가 넘치고 기억력이 좋아졌으며 대체적으로 성격이 침착해졌다고 한다. 채식이 성적과 체력은 물론 인성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크다는 이 연구 결과는, 육식이 우리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반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그렇다. 아이들은 동물들을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인간과 다름없는 이웃이나 가까운 친구로 생각한다. 동물 인형을 가지고 놀거나 껴안고 잠을 자는 아이들도 아주 많다. 그런 동물들을 잡아 먹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느낄까? 인어공주를 보면서 물고기를 좋아하게 된 아이가, ‘제 친구를 산 채로 회를 쳐서 먹고 있는 부모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산 채로 살을 저며 내어, 온몸에 살점을 저밈 당한 채 뼈만 앙상한 물고기가 아직도 살아서 아가미질을 하고 있는데, 그 물고기가 보는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점을 씹으며 맛있다고 탄성을 발하는 어른들! 음식점에 가보면 회를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거나 우는 아이들을 적지 않게 본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런 아이에게 건강을 이유로 먹기를 강요하곤 한다. 그렇게 육식을 일상화시키는 생활 교육을 한다. 일상 속에서 우리의 순수한 아이들에게 친구를 산 채로 죽여서 먹는잔임함을 몸에 배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어찌 회뿐인가? 매일 대하는 우리의 식탁은 동물들의 목숨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 속에서 자란 우리 학생들이 교실을 붕괴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볼 때, 교실 붕괴 현상으로 몸살을 앓아왔던 미국의 교육계가 그 해법 중의 하나로 채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본다. 안토니오 박사의 채식교육프로그램을 채택한 학교가 2006년도 현재 미국 30개 주 500여 학교에 달하며, 보급이 너무 빨라 집계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미국 LA에 본부를 둔 환경 전문 위성방송 suprememasterTV는 전체 미국 학교 점심프로그램의 20.5가 어떤 동물성 식품도 없는 순수채식(vegan) 선택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채식을 점심식사의 선택 메뉴로 넣은 비율이 200322에서 200967까지 늘어났다고 보도 한 바 있다. 미국 농업식품 및 영양서비스국이 2008년에만 학교에서 가능한 채식요리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1만 건 이상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 교육계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무너지고 있는 교실을 바로 잡기 위해 회초리를 드는 게 필요한 지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식탁에서 육식을 추방하지 않는 한, 잔인한 교육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교실붕괴를 치유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미봉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2011-04-19 16:54:30 수정 박순식 (ssooktt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