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날부터 깊은 숲 속 바위 위나 방안 등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앉고 서고 눕는 가운데
화두를 들어 의단(疑團) 가운데 몇 개월을 지냈다.
그러다가 깊은 산속으로 찾아들어 몇년을
불기 없는 바위동굴을 의지하여 비닐 한 장을 쳐놓고
오직 화두삼매에 들어 정진하며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밥을, 그리고 나서는 생식을 나중에는
벽곡을 하며 삼매 가운데 시간을 잊고 지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새벽 갑자기 생사업(生死業)을
녹이는 광명을 체득하게 되었고, 삼천대천세계가
나와 둘이 아님을 아주 확연하게 보게 되었다.
그 법열(法悅)은 마치 벙어리가 꿀을 먹은 것처럼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말로 표현할 수도 없었다.
이 같은 희열로 그 동안의 괴로움과 슬픔과 분노가
모두 꿈을 꾼 듯 하라지고 오로지 환희로움뿐이었고,
이제 생사없는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를 얻었으니
더 오래 이 몸을 끌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마저 사라졌다.
그러나 문득 혜암 선사의 준엄한 꾸짖음이 나를
경책하는 것 같아 의식을 다시 정리하여 “법을 펴자!
법을 펴는 데 있어서는 속인(俗人) 열 명, 백 명을
눈 밝도록 지도하느니 스님 댓 명만 혜안(慧眼)을
갖추도록 지도하자.
그렇게 되면 그들이 여러 중생들을 제도할 것이요,
그 여럿이 더 넓게 많은 중생 을 제도할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 이제 스님들을 지도하는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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