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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감사훈련/공감대화법

좋은 말의 좋은 결과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0. 10. 14.

강원도 영월의 한 집안에서 있었던 미담
새 며느리가 시댁에 들어와 첫 밥을 짓다가

밥을 태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친정어머니로부터 '첫 밥이 중요하다.

첫 밥을 조심해야 된다'는 당부의 말씀을 듣고,

신경을 지나치게 쓴 것이 도리어 잘못된 것입니다.


며느리는 크게 당황하였으나, 진지 드실 시간이

다 되어 밥을 다시 할 수도 없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탄 내음 물씬 나는 밥을

시아버지께 올렸습니다.


그리고 불호령이 떨어질 순간만을 안절부절

못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꽤 시간이 지나도록 안방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었고, 잠시 후 밥상을 물리는데

시아버지의 밥그릇이 깨끗하게 비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너무나 송구스러워 그 자리에 엎드려

사죄를 드렸습니다.
"아버님. 첫 진지부터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시아버지는 며느리보다 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의외의 답변을 하였습니다.
"아가. 네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그러느냐?
나는 너에게 사과를 하려던 참이었다."


"네?"
"내가 지난 장날 솥을 사러 갔었는데, 두꺼운 솥값이

비싸길래 얇은 솥을 골랐지, 그랬더니 대뜸 솥장수가

돈 몇 푼 아끼지 말고 두꺼운 솥을 사가지고 가라는 거야.


그래도 그 말을 듣지 않고 얇은 솥을 샀더니,

글쎄 내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치는 거야.
'거, 가서 밥을 해보소. 밥 잘 탈거요.'
별놈의 솥장수 다 봤다 싶어 대꾸도 않고 돌아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구나.

아가. 솥을 잘못 사온 내가 탄 밥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마는

귀하게 자란 네가 이 집에 시집을 와서 첫날부터

탄 밥을 먹게 되었으니 진실로 면목이 없구나.”

그때 곁에서 듣고 있던 시어머니가 대화에 끼어 들었습니다.
"여보, 당치도 않아요, 그것은 당신 잘못도 며느리 잘못도 아닙니다.

내가 시집을 왔을 때는 시어머니가 첫 밥을 해 주셨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이 첫 밥만큼은 며느리에게 다 맡겨놓아서는

안 되는데, 안심하고 늦잠을 자는 통에 밥이 타 버렸어요.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어요."

이번에는 곁에 있던 아들이 급이 말을 받았습니다.
"아닙니다. 저 때문입니다. 제가 누룽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어머니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오늘 아침에 이 사람에게 누룽지를 먹고 싶다고 하였더니,

이 사람이 누룽지를 많이 만들려고 하다가 밥을 과하게 태웠나봅니다.

바쁜 아침부터, 그것도 첫 밥을 하는데 쓸데없는 부탁을 한 저의 허물이 큽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 세분이 자신의 실수를 서로

감싸주는 말을 들으며 며느리는 말할 수 없는 화목함을 느꼈고,

자신이 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날부터 며느리는 시부모님을 친부모님처럼, 남편을 친오라버니처럼

정성껏 받들어, 강원도 영월 땅에서 화목하기로 소문난 가정을 일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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