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 오는 단골 중 평소에는 샌님처럼 얌전하고
말도 없고 조용히 앉아있다가 가는 손님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술한잔만 걸쳤다하면 태도가 갑자기
돌변해 온동네를 제집 안방처럼 마구 휘저으며 돌아다닌다.
그사람 별명이 개차반이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자신이 생각하기에 조금 만만하게 생각되는 가게에는
들러 꼭 말썽을 피우고 누구든지 싸움을 하곤했다
그 만만하게 생각했던 가게 중에 하나가 나의 가게였다
처음에는 그사람의 편리도 봐주고 경제가 너무 어렵다
하면 돈도 빌려 줄 정도로 금전적으로도 도와주었다.
그것은 인간적으로 그 사람을 생각해서 하던 행동이였다
점차 가게에 와서 행패부리는 횟수가 더욱 잣아졌던 것,
바로 옆집에서는 혼구멍 난적이 있어 아무리 술이 많이
취해도 그사람은 그집에 가서 난장판을 부리지 않았다.
그것을 지켜본 나는 너무나 기가 막혔고 함부로 행동을
하지 못하게 엄청나게 심하다 싶게 많이 혼내 주었다.
이제는 내가 있을 때는 가게에 오지 않지만, 내가 퇴근하고
없을때는 꼭 와서 난장을 피우고 문을 닫아놓고 있으면
문을 발로 꽝꽝 차며 소란을 피워서 장사를 못하게 했다
또한 가게의 커다란 대형유리를 깨뜨렸고 경찰서에 가게
되었는데 처벌을 원하지 않아 밤새도록 조서만 꾸미고 나왔다
그래도 계속 내가 없는 가게에 와서 난장판을 부렸다.
어느 날 퇴근해서 집에 이미 왔는데 가게에서 전화가 왔다.
그 사람이 오늘도 또 와서 난장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난장판을 피우면 나에게 전화하라고 단단히 일러둔 판이었다)
쏜살같이 달려가서 내 성질대로 그사람을 혼내주었는데,
주위의 그 사정을 잘 아는 분이 벌써 경찰에 신고했다.
동네사람들은 이번에야 말로 정말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을 했지만, 경찰서에 가서 처벌을 원치 않겠다고
말하고 조사를 꾸미다가 날이 훤히 새어서야 문을 나섰다.
팔자에 없는 경찰서를 두번이나 날밤새면서 보내야 했다.
경찰서에서는 발이 손이 되도록 잘못했다고 싹싹 빌던
그사람이 경찰서 문을 나서며 독기 서린 눈으로 쳐다보며,
나에게 상스런 소리까지 하면서 문밖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그렇게 돌변하는 모습을 보니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것을 어찌 풀까 고민하다가 그사람을 위해 참회기도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퇴근하고 들어와 잠자기 전에 그사람에게 참회의 절을 했다
"김아무개 거사님 전생에 지은 죄,이생에서 지은 죄를
깊이 누우치면 참회하옵니다 참회하옵니다 참회하옵니다..... "
기도의 기한은 정해놓지 않고 이제는 그만해도 된다는
확실한 생각이들 때까지 한다는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
기도하는 동안에는 그사람이 가게와서 행패는 부리지 않았다.
한 달 정도 했을까, 더 이상 참회의 절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한동안 가게에 오지 않더니, 오랜만에 가게 와서 얌전히
앉아 있다가 조용하게 갔다.
어느 날 길가를 지나는데 승합차 한 대가 내 옆을 섰다.
승합차 유리문을 내리면서 "안녕하세요" 그사람이 반가운
얼굴로 아주 다정스럽게 친한 사이처럼 그렇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요즘 뭐하셔요" "취직해서 지금 일하는 중이여요"
"잘 됬군요 열심히 하셔요" 나 역시 반가이 웃으며 인사를
했고, 이제는 편안하게 술한잔 먹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경험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알지를 못해도 내가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업장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마음으로 우주의 기운으로 전달되지 않나 생각 하게 되었다.
참회 염불기도와 절하는 것으로 얽힌 고리 푸는법을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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