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인 재벌 사업가와 자동차 수리공이
죽음을 앞두고 암 병동의 병실을 함께 쓰게 되었다.
두 사람은 대화를 하다가 ‘꼭 해보고 싶은 것을
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각자 살아온 환경은 너무 달랐지만
꿈을 잃어버린 것은 똑같았다.
이들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시한부 생명을 사는 두 사람에게
‘버킷리스트’는 사치이자 허상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사람은 ‘병원 탈출’
이라는 모험을 감행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자’
‘죽기 전에 서로의 꿈을 실현해보자’
라는 욕망이 솟구쳤다.
병원을 뛰쳐나온 두 사람은 긴 ‘꿈의 여행길’에 오른다.
사냥하기, 문신하기, 눈물 날 때까지 웃어보기,
예쁜 소녀와 키스하기 등 자신들만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해나가면서 인생의 기쁨,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달아간다.
지난해 4월에 개봉된 영화 <버킷리스트>는
‘웰다잉’(품위 있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금기의 단어였다.
가장 싫어하는 숫자는 ‘4’자이고,
건물 엘리베이터에도 4층은 ‘F’로 표기되어 있다.
‘4’가 ‘死(사; 죽음)’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기피하고 있다.
상가에 가는 것을 ‘재수 없다’며 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얼마만큼 ‘죽음’을 두려워하며 경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최근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대학에는 죽음을 연구하는 학과까지 생겨났다.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이후
‘웰다잉’은 현대인의 화두로 떠올랐다.
김추기경은 선종하기 전 인공호흡기 같은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장기 기증을 하고
떠나면서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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