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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감사훈련/대인관계론

말발 센 시어머니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4. 12. 3.

광주(光州)에서 이름 석 자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유명한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말'이라면 청산유수(靑山流水)라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전혀 없는 할머니이었답니다.

이를테면 말발이 아주 센 초로의 할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 며느리 역시 서울의 명문 학교를 졸업한
그야말로 '똑소리'나는 규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 며느리는 이제

시어머니 밑에서 죽었다!"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니가 조용했습니다.
정말로 전혀 그럴 분이 아닌데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니는 벼르고 별렀습니다.

서어머니는 며느리를 처음에 "꽉 잡아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이 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侮辱)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뜻밖에도 너무나도 의연했고

너무나도 겸손하기에 전혀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가 괴롭혀도 며느리는 그 때마다
시어머니의 발밑으로 온전히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배워

왔느냐?" 고 생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진심으로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친정에서 배워 온다고 하긴 했어도 시집 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자꾸 나무라시고 많이 가르쳐 주세요."

이렇듯 아주 다소곳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순종하니

시어머니는 더 이상은 할 말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또 한 번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 나왔다고 하느냐?"

공연히 며느리에게 심한 모욕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 가 아무리 찔러도 전혀

피도 한 방울도 나지 않고 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무슨 말 대꾸라도 해야만 큰소리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 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밑으로 기어 들어가니

불안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이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은 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됩니다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모든 일 은 네가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와 힘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며느리가 겸손으로 아래로 내려가니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인자무적이라고 겸손에는 이길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자신을 낮춰 내려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 어떤 때는 죽기만큼이나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겸손" 보다 더 큰 덕목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