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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가장 먼저 지혜의 문을 열어야 하는 이유

by 법천선생 2025. 10. 25.

옛날에, 한 스님이 있었습니다.
이 스님은 평생 수행했다고는 하지만,
경전 가운데 오직 한 구절만 외웠습니다.

 

바로 『금강경』 사구게(四句偈) 중

한 구절이었지요.

 

“무릇 모양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다.

만약 모든 모양 있는 것이 모양 아닌 줄을

알면 곧바로 부처님을 보리라.”

 

그러나 문제는, 그 한 구절을 마음으로는

외웠으나 삶으로는 실천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님은 세속적인 욕심이 아주 많았습니다.
더 좋은 옷, 더 맛있는 음식, 더 큰 명예인 주지가

되려고 늘 바랐습니다.


그렇게 여러가지 탐심 속에서 평생을 보내다가,

결국 나이가 들어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영혼은 하릴없이 떠돌았습니다.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어느 날 까마귀 둥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까마귀 둥지가
마치 황금으로 장식된 대궐처럼 화려해

보였습니다.

 

스님은 생각했습니다.
“아, 이곳이야말로 내가 머물 곳이구나.”

그리하여 그 둥지 속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허공에서 천둥 같은 음성이 울렸습니다.

 

“무릇 모양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
만약 모양 있는 것이 모양 아닌 줄 알면
곧바로 부처님을 보리라.”

그 소리는 바로,
스님이 평생 외웠던 그 한 구절이었습니다.

 

허공의 음성은 이어서 꾸짖었습니다.

“너는 평생토록 이 한 구절을 외웠건만,

어찌하여 까마귀 둥지를 대궐보다 더 좋게 보느냐?


눈을 떠라, 눈을 떠라!
네가 그곳에 빠져들면 영원히 헤어나기 어렵다!”

 

그제서야 스님은 깨달았습니다.

그토록 화려해 보였던 둥지는 실은 까마귀의

둥지, 탐심과 무명의 소굴이었음을.

 

그는 즉시 그곳을 벗어나, 마음을 새롭게 다잡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말로 외우지 않고,
내 삶으로 금강경을 외우리라.”

 

그리하여 그는 다시 인연 따라 세상에 태어나
참된 불법을 닦는 수행자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불법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입니다.
경전의 한 구절이라도, 그것이 마음에 새겨지면
그 한 줄이 곧 우주 전체의 진리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외워도 탐욕과 분별이

마음을 덮고 있다면, 그것은 단지 까마귀

둥지를 대궐로 착각하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경전을 알고 있는가, 아니면 경전이 나를

알고 있는가?”

 

감사하며 염불하고, 한 구절이라도 진심으로

실천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순간 우리는 이미

부처님의 품 안에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