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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개념/명상법칙정리

다른 이들을 위한 염불 기도

by 법천선생 2025. 12. 19.

불자는 부처님과 승가, 그리고 도반들을 위해

기도할 책임이 있다.

 

기도는 개인의 안락을 비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자비와 지혜를 삶 속에서 실천으로

확장하는 수행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병환으로 침대에 누워 지내시던,

신심이 매우 굳건한 한 보살님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보살님은 나에게 약 이백 장에 이르는

사진 앨범을 보여주셨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보살님은 그 앨범을 들추며 매주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해 주셨다.

 

앨범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 장 한 장

넘기며, 사진 속의 청년들이 자기 자신처럼

잘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당시 십 대 소년이었던 나에게조차

내가 서 있던 그 침대 곁이 마치 성지처럼 느껴졌다.

 

기도가 한 사람의 마음을 넘어 공간 전체를

맑히고 밝히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처음으로

체감한 순간이었다.

 

또 다른 가르침은 큰스님의 향기로운 법문에서

들은 권면이다.

 

큰스님은 기도의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하라고

하셨다. 바로 원수진 사람들을 위한 기도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참회기도는 이러하다.
‘제가 어리석게도 원수라고 생각하는 그를 축복하옵소서.


그를 부처님의 은혜로 지켜주옵소서.
저의 쓰라린 상처를 내려놓게 하옵소서.’”

 

이 기도는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말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을 풀어 자비의 자리로 되돌리는

수행이다.

 

원망과 분별이 녹아내릴 때, 비로소 참회는 시작된다.

그 다음으로 큰스님은 우리에게 정치, 의약, 학문,

예술, 종교 등 각 분야의 지도자들과 이 세상의 궁핍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하셨다.

 

이는 불자가 개인의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와

세계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존재임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이 조언이 지닌 가장 큰 가치는 불자로 하여금

우리의 편협하고 사소한 관심사를 넘어, 상처받고

궁핍한 세계 한가운데로 마음을 내딛게 한다는 데 있다.

 

기도는 현실을 외면하는 도피가 아니라, 세계와

깊이 연결되는 가장 적극적인 수행이다.

 

부처님과 승가, 도반들, 나아가 원수와 지도자들,

그리고 이름 없는 중생들까지 아우르는 기도 속에서,

불자는 날마다 자비의 지평을 넓혀 간다.

 

이것이 바로 기도가 수행이 되는 이유이며,

불자가 기도해야 할 책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