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몸은 마치 자동차와 같습니다.
엔진도 있고 계기판도 있고 연료도 필요하죠.
하지만 차 자체는 목적지를 모릅니다.
목표지를 아는 건 운전사입니다.
우리 몸도 그렇습니다.
눈이 본다고 말하지만 눈은 단지 카메라입니다.
카메라는 풍경을 찍을 뿐 아름답다 느끼지는
않습니다.
귀는 마이크와 같습니다. 소리는 들어오지만
의미를 아는 건 마이크가 아닙니다.
그 소리를 듣고 웃고 아파하고 기억하는 존재는
따로 있습니다.
몸은 옷과도 같습니다. 오늘 입은 옷이 내가
아니듯 이 몸도 내가 잠시 걸친 것입니다.
어릴 때 입었던 옷은 벗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래도 “나”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생각은 구름처럼 지나가고 감정은 날씨처럼
바뀌지만 그 모든 변화를 가만히 바라보는
하늘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기 때 소금을 맛보면 짰고 어론이 된 지금도
소금을 맛보면 짭니다.
나이는 변해도 아는 힘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범부였을 때도 깨달음을 말할 때도 그 앎이
더 커지거나 더 거룩해진 적은 없습니다.
그저 항상 거기서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몸은 언젠가 멈추지만 이 모든 걸 지켜보던
‘나’는 결코 멈춘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몸이 나라고 잠시 착각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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