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後漢)에 학식도 풍부하고
덕망도 높은 모의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이웃 고을에 사는
장봉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런데 마침 관청으로부터
모의를 현령(縣令)에 임명한다는
사령장이 날아들었다.
모의는 그 사령장을 받아들고
몹시 들떠서어머니에게 보이고
장봉에게도 보이며 기뻐했다.
장봉은 모의의 그런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 듣던 것과 달리
경박한 사람이군.'
그런데 얼마 후 모의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모의는 벼슬을 내놓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3년상을 받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황제가 아무리 불러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그제서야 장봉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본디 벼슬을 탐하지 않는 사람이었구나.
언젠가 모의가 사령장을 받고 기뻐했던 것은
노모를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서였구나.'
장봉은 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로의 단견(短見)을 부끄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