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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평화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경건한 삶

by 법천선생 2006. 8. 10.

죽음은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죽음을 가까이 해서도 안되겠지만

죽음을 두려워만 하는 것도 잘못된 태도입니다.

 

그러한 좋은 예가 하나 있습니다.
3년 전 여름방학동안에 수녀원에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틀간 교육을 받은 후 마지막에 연수자 30명은

한 줄로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말할 수 없는 근엄한 교육장 분위기였습니다.

수녀의 지시에 따라 커튼이 드리워진 곳으로 한 사람씩 들어가는데

나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지 알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고, 커튼 안으로 들어섰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수녀인 듯한 여자가
“상의와 신을 벗어 오른 쪽에 놓으십시오.

그리고 앞쪽을 손으로 만지면서 안으로 들어가 누우십시오.”


더듬거리며 손에 만져지는 상자 속에 들어가 눕자,

수녀인 듯한 여자가 다시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 보십시오.”
라는 소리가 끝나자 상자의 뚜껑이 닫혀지는 소리와 함께

뚜껑에 망치질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순간,‘이것은 관이로구나’하는 직감이 들었고,

갑자기 답답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죽으면 이렇게 되는 것일까.

성실하지 못했던 삶에 대한 자책과 회한이 밀려들면서

눈은 더 크게 떠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온 몸의 긴장이 풀리고

나는 평화스러워 졌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눈을 감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뚜껑이 열리고 밝은 곳으로 인도된 곳은 또 다른 교육장이었고,

거기에는 앞서 나온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쓰고 있었습니다.

 

칠판을 보니 유언의 말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차례로 유언의 말을 교육생 앞에서 낭독했습니다.

 

창백하게 질려있는 사람, 울먹이는 사람, 엉엉 흐느끼는 사람,

여러 모습이었지만 공통되는 한 가지는 순수하고 경건한 모습이었습니다.

 

저 분들이 살아갈 이 순간 이후의 삶은 참되고,

성실하고, 경건한 삶일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