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충주에 '고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사람들은 늘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고비는 늙어서 재테크의전문가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마을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비결을 배우고 싶어하였습니다. ...
고비는 말없이 마을 사람들을 성곽 위로 모이게 했습니다.
부자가 되는 비법을 전수받는다는 생각에 마을 사람들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쥐 죽은 듯 조용히 고비의 행동을 주시했습니다.
이윽고 고비는 말 대신 한 사람을 골라서,
성곽 밖으로 뻗은 소나무 가지를 잡으라고 했습니다.
성곽은 제법 높은 언덕에 지은 것이라서 성곽 밖은 낭떠러지였습니다.
성곽에서 떨어지면 백이면 백 다 죽습니다.
그래도 부자가 되고 싶은 열망에 어떤 사람이 자청했습니다.
그 사람은 소나무 가지를 잡고 대롱대롱 매달렸습니다.
잠깐 실수를 하면 그 자리에서 황천길로 가는 것입니다.
이제 고비의 입에서 부자가 되는 비법이 나와야 할 텐데!
"재물 지키기를 저 사람이 소나무 가지를 잡고 있는 손과 같이 하라!"
-이창일, <한줄의 고전>, p.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