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우리나라에선 학교 성적이 뛰어난 아이를 가리키는 말일 텐데, 우리나라 중, 고등학교는 외국에 비해 과목이 훨씬 많고 다양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역시, 영어와 수학(요즘은 컴퓨터 실력까지)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교육의 최일선에서 오랜동안 입시수학을 지도해 왔습니다만, 수학적인 재능을 원래부터 가진 아이는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과목에 대한 흥미만 유발시켜 준다면 어느정도의 결과는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최소한 대입 수능에서의 만점을 받는 정도는 특별히 수학적 지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아이들도 수학적인 재능보다는 다른 과목, 예를 들어 음악이나 미술 또는 체육쪽에 더욱 특출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 과목들에 대한 능력은 입시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기에 그런 재능들이 묻혀 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능과 체육, 또 다른 과목들에서 아무리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아이라도 이 메인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똑똑치 못한 아이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자, 그러나 인간의 지능을 평가하는 기준이 과연 이렇게 단순한 것일까요?
1983년, 미국 하바드의 교육 대학원 교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ener)는 인간에게는 “7가지 지능 (Seven Kinds of Intelligence)"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계 교육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도 학생들의 지능을 평가할 때 주로 IQ 테스트나 학교 시험 성적을 획일적인 잣대로 사용하곤 했었는데, 가드너의 새로운 이론은 이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어 버렸습니다.
그가 말한 7가지 종류의 지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언어적 (linguistic) 지능으로서, 단어와 문장의 의미, 역할, 소리, 리듬을 조화시켜 구사하는 언어 감각 능력을 말합니다.
둘째는 음악적(musical) 지능으로서, 소리의 크기와 변화, 리듬과 피치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재현해 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셋째는, 논리적수학적 (logical-mathematical) 지능으로서 숫자를 다루고, 숫자의 패턴과 작용, 과학적 능력과 객관적인 사고 능력을 의미합니다.
넷째는, 공간적 (spatial) 지능으로서 그림을 그리고, 3차원적 물체들을 이해하고 제작하는 능력이며, 예술적인 터치 혹은 엔지니어링 감각을 말합니다.
다섯째는, 신체적 (bodily) 지능으로서 몸의 각 부분의 균형을 잡으면서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 즉 쉽게 말해서 운동신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는 대인관계적(interpersonal) 지능으로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을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대할 때, 그들의 감정이나 의도, 목표를 잘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째는 내면적 (intrapersonal) 지능으로서, 자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며 명상할 수 있는 철학적 능력입니다.
7가지 지능에 대한, 가드너의 이론에 의하면 모든 사람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 탁월한 점들이 있는데, 그 시대의 문화나 가치관이 중시하는 한 분야에 떨어진다고 해서 그 아이가 열등생일 수는 없다는 것을 생각케 하는 것입니다.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데는 제왕이지만 수영은 오리보다도 못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팔방미인이 될 것을 강요하지만,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는 것- 누구든지 태어날 때 이미 갖고 태어나는 능력을 잘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교육일 것입니다. 즉, 장점을 칭찬해 주고 극대화 시켜주려는 생각을 해야지, 자꾸 단점만 지적하고 고쳐 주려고 하면 아이들이 쉽게 자신감을 잃어 버려 모든 면에 의욕을 상실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시대와 문화의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 7가지 지능 중에서 과거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현재와 미래에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차 서비스 사회가 되어 가면서 대인관계적 지능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으며, 컴퓨터 비쥬얼 아트와 애니메이션, 산업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공간적 지능을 가진 이들이 어디서나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무 시대의 트렌드에 아이들을 억지로 끌어 맞추려 하지 말고, 아이가 갖고 있는 특기를 키워주면서 다른 모든 지능들에 대한 균형적인 발전을 장려해 줘야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대의 트렌드는 늘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분야의 지능들이 또 중점적으로 요구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즉, 전문성을 키운다고 해서, 7가지 지능 중에 한두 가지만 열심히 하고 다른 모든 것들은 도외시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재능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키운다고 할지라도, 다른 분야의 지능들도 기본적인 수준은 폭넓게 커버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한 예로, 외국의 많은 저명한 스포츠 코치들은 한국에서는 운동하는 아이들은 운동만 시키고 공부를 끝까지 안 시키는 것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경고합니다. 골프 같은 경우도 어떤 경지에 올라가면 거기서부턴 단순한 기교 싸움이 아닌 두뇌와 체력, 감성적 자기 통제 능력이 승패의 관건이 되므로, 폭넓게 공부하고 전인격적으로 다듬어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의 많은 프로 골퍼들은 동양 철학 책 같은 것들을 탐독하며 정신 무장을 한다고 합니다.
인생에서는 7가지 지능 중의 한 두 개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인생은 모자이크 조각처럼 다 연결되어 있어, 7가지 지능들을 어느 정도까지는 균형 있게 섭렵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SALT 작은학교"의 추구하는 바는 앞으로의 우리나라의 교육이 나아가야할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 사업에 동참하게 된 계기도 SALT 김 소장님의 투철한 교육관과 또한 그 교육의 방향이 7가지 지능을 골고루 계발시켜 우리나라의 모든 인재들이 전 세계의 리더가 되도록 이끌어 주자는 것으로, 제가 일선에서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할 우리 교육에 대한 생각과 일치함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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