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해 유명해진 뉴우턴의 스승 아이작 바로우 교수는 '교육은 어머니의 무릎에서 시작되고, 유년기에 들은 모든 언어가 성격을 형성 한다'고 하였다.
필자는 세상에서 필요한 어떤 부문의 수재이든 어릴 때 그들을 적절한 훈련을 시킨 어머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30여년의 교직생활을 통해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이 중, 고등학교 때에 가서 공부를 획기적으로 잘 하게 된 학생을 본 적이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어릴 때 최초의 공부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학생(하버드대, 캠브리지대에 유학하여 좋은 성적을 낸 학생들과 사법고시, 행정, 외무고시 합격자, 일반 고등학교, 민족사관고 등 특수 목적고 전교 1등 등 30여명)의 어머니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어떻게 아이가 어린 시절 공부를 하도록 훈육 하였는가'에 관한 것이 가장 큰 인터뷰 주제였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 중 첫 번째 느낀 조건은 어머니와 아이가 서로 깊이 믿고 신뢰하는 가운데 터놓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다.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어떻게 아이와 어머니가 서로 신뢰하지 않고 사이가 안 좋을 수 있겠는가?"하고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는다'는 옛말처럼 원수 아닌 원수로 변해버린 안타까운 가정이 너무나 많았다. 부모는 본인 자신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아주 잘 하지도,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해 본 적도 없으면서 아이의 입장은 전혀 고려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부모가 원하는 데로 강제적으로 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공부는 왜 필요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똑똑하다. 태어난 지 6개월만이면 어른 두뇌의 90% 이상에 상당하는 부분이 이미 발달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그렇지 못하여 스스로 걸을 수도, 스스로 알아서 연필을 손에 쥘 수도 없다. 아이에게 공부를 잘하게 하려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흥미는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함이 당연하지 않은가? 물론, 철없는 아이를 데리고 그렇게 '세뇌'시킨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세뇌라고 표현한 것은 인터뷰 중 어느 외국 유명대에 진학한 학생 어머니가 한 말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표현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유명대학 교수이고 본인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출신이었다. 그녀는 말했다. "두 눈 딱 감고 8년 동안만 고생해보세요. 그러면 이미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세팅되어 평생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놀라운 노하우였다. 아이는 어리지만 매우 똑똑하다. 그들이 비록 표현력이 부족하여 말은 하지 못한다고 해도 알 것은 모두 안다.
세 번째 조건은 부모가 직접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인도의 성자 간디의 솔선수범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어머니가 아이가 사탕을 너무나 좋아하여 이빨이 다 썩어가자, 고민이 되어 간디 선생님에게로 가서 "아이가 사탕을 너무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한참 생각하시더니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궁금했지만 그 어머니는 일주일 후 다시 간디 선생님을 찾아 갔다. 그때 간디선생은 "얘야, 사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빨이 다 썩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사탕을 많이 먹지 말거라"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어머니는 너무나 궁금하였다. "일주일 전에 찾아왔을 때, 그렇게 말하면 간단할 걸 어찌하여 일주일 후에야 다시 오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하고 묻자, 간디선생은 웃으면서 "허허, 그때는 나도 역시 사탕을 즐겨 먹고 있었으니 어떻게 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 하라고 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아이는 귀로 듣고 배우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가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함이 마땅하다.
네 번째로는 아이를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하라는 것이다. 칭찬 받은 아이가 자라서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아이가 되고, 존중받은 아이가 남 또한 존중할 것은 당연하다. 내가 낳은 아이라 해도 그들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 내가 그들을 잘 키워 주었으니 나중에 내가 늙었을 때 나를 봉양할 사람으로서 아이를 키운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그들도 이 세상의 정당한 자격을 갖추어 태어난 고귀한 자유시민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로는 아이 양육과 훈육에 관한 부모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는 많은 준비를 한다. 기저귀도 준비하고 유모차 등 모든 물질적인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아이 양육과 훈육에 대한 공부는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놀라운 일이고 한심한 일이다. 조사 대상 30여명의 엄마 중 20%정도인 6명의 엄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첫 번째 아이에게 강제로 공부시키려다 원수(?)가 되고서야 그 양육 실패를 거울삼아 둘째 아이는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 주는 여유'와 '칭찬과 배려'로 공부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자녀 교육에서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는 최초의 교사는 어머니이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을 얼마나 우호적으로 이끄는가의 리더십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필자는 기회가 된다면 좋은 자녀를 키우기 위한 부모 교육에 여생을 바칠 각오로 공부 중에 있다. 아이를 훌륭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위해줄 때 그들도 그에 대한 화답으로 부모, 가족, 친지,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마음을 가진 성공적인 민주시민의 길로 갈 수 있게 되리라 굳게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