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의 만약에] 코메디닷컴 정은지
입력 2016.03.04
아침에 고기(육류), 점심에 고기, 저녁에 고기, 고기만이 진리인 사람들에게 먼저 고합니다. 고기를 끊으라는 소리가 결코 아닙니다. 채식만 하라는 소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단지 고기를 안 먹었을 때 서서히 시작되는 몸의 반응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자, 이제 상상해봅니다. 어제 시켜먹었던 치킨을 오늘 이후 더 이상 먹지 않는다고 했을 때, 한입가득 쌈 싸먹던 돼지보쌈을 더 이상 먹지 않는다고 했을 때 우리 몸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가장 먼저 일어날 수 있는 몸의 반응은 '짜증'일 것입니다. 고기를 상상하는 순간, 뇌는 입력돼 있던 고기 맛을 입 안 가득 맴돌도록 전했습니다. 그 담백한 맛을 이제 상상으로만 즐겨야 한다니 짜증이 날 수 밖에요. 그러나 점점 고기 맛을 잊어버리고 다른 입맛에 적응해 갑니다. 그러면서 고기로부터 단절된 몸은 서서히 이전에 없던 변화가 일어납니다.
- 장 박테리아 상태가 달라집니다-무엇을 주식으로 먹느냐에 따라 사람의 소화 시스템도 다릅니다. 2014년 뉴욕시티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잡식, 비건, 채식주의자들에 기생하고 있는 장 박테리아는 각각 다릅니다.
특히 어떤 육가공 식품도 섭취하지 않은 비건(완전채식)주의자들의 장과 잡식 주의자들의 장 상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비건에서 '질병 예방적인' 장내 박테리아가 더 많이 발견된 것이죠. 질병에 대항하는 데 더 힘을 갖고 있는 박테리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기를 끊는다면 장내 박테리아 상태에 건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심장상태가 서서히 튼실해지기 시작합니다-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의 적색육은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장질환을 유발하는데 기여하는 장 미생물을 활성화시키는 카르니틴라는 성분 때문인데요.
- 암과 친한 물질들이 체내에서 점점 사라집니다 -지난 해 고기예찬론자들에게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지요. 세계보건기구(WHO)가 베이컨, 살라미, 소시지 등 가공육이 포름알데히드 감마방사선, 담배와 같은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입니다.
- 고기에서 얻던 영양소가 점점 줄어듭니다-고기를 끊으면 건강도 왠지 신선한 채소처럼 싱싱해질 것 만 같은 느낌이죠? 그런데 고기를 먹지 않을 경우 영양소 결핍이 올 수도 있습니다. 고기를 끊는다면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 다른 대체 식품을 골고루 섭취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 지방이 빠져 체중이 줄어듭니다-고기를 먹지 않으면 축적되는 지방의 양이 감소합니다. 살이 빠질 수 있는 최적의 상태에 놓이게 되지요. 미국 조지아 워싱턴의과대학교 연구진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식단을 잡식에서 채식위주로 바꾸었을 때 얼마나 살이 빠지는지 관찰한 결과를 볼까요? 고기 섭취를 중단하고 두 달 정도가 지났을 때 평균 4.5kg를 감량했습니다.
'아니 그럼, 고기를 안 먹는 채식주의자들은 모두 날씬하고, 암, 심장질환에 안 걸리느냐?', '누군 고기만 먹어도 건강하고 누군 채소만 먹는데 아프냐' 라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채식주의자여도 뚱뚱할 수 있고,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병은 어떤 한 가지 원인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여러 복합적인 요인과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는 각종 질환의 위험이 채식위주의 식단보다 잡식위주의 식단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의학적 명제를 통해 건강을 위해 무엇에 더 유의해야할 것인가를 자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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