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사람이 큰 광야에 나갔다가
미친 코끼리 한 마리를 만났다.
그는 크게 놀라 뒤도 돌아볼 겨를 없이
도망쳐 가다가 들 한복판 옛 우물터에
뻗어 내려간 등나무 넝쿨을 붙잡고 들어가
간신히 몸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속에는 또 다른 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물 네 구석에서는 네 마리의 독사가 혀를
널름거리고 우물 한복판에서는 무서운 독룡이
독기를 내뿜고 있었다.
위에서는 미친 코끼리가 발을 동동 구르고
밑에서는 용과 뱀이 함께 혀를 널름거리니
오도 가도 못한 행인은 오직 하나의 생명선이라
할 수 있는 그 등나무 넝쿨에 몸을 꼭 붙이고
있는데 어디선가 말 발굽소리 같은 게 들렸다.
이상히 여긴 행인은 고개를 빼들고 그 소리를
경청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그를 구하기 위해서 오는
대상들의 말발굽 소리가 아니라 자기가
잡고 있는 등나무 넝쿨을 흰 쥐와 검정 쥐가
서로 번갈아 가며 쏠고 있는 것 이었다.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사나이였다.
그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하늘가에선 몇 마리의 꿀벌들이
집을 짓느라 날고 있었다.
앉고 날 때마다 떨어지는 꿀방울 너덧개,
그것이 입에 닿았을 때 그는 그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그것에만 도취되었다.
그러는 동안 대지엔 난데없는 불이 일어나
태울 만한 모든 것은 다 태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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