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의 마음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인연의 끈을 풀어주신
어버이에 감사드리고
소중한 삶을 노래할 수 있게 하고
한 줄의 시를 쓰게 한
모두에게 감사하자!
누구나 허물이 있지만
모든 허물 덮어주고
사랑의 눈길 준 친우에게 감사하고
멀고먼
인생길에 다정한 말벗이 되어준
아내에게 감사하자!
눈뜨고 일어나 살아 있음에
감사드리고 빛나는
태양과 싱그러운 대지에서
숨쉴 수 있음에 감사하자!
누가 아는가?
어느 순간에 저 빛나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다시는 못 보게 될지.......
(유응교·건축가 시인)
+ 감사할 이유
당신은 밤을 통해
우리에게 꿈을 꾸도록 하십니다
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은하의 흐름에 배를 띄우고
달을 맞는 싱그러운 꿈을
가지도록 말입니다
은하에서 길어 온 풀잎
하나 하나에까지
온 세상 흩뿌려 맺힌
이슬로 아침 햇살은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아이의 고운
보조개가 패이며
커튼을 젖히는 내 이마에
와 부딪는 건강한 하루가
가벼운 발걸음을
시작하게 합니다
당신이 손수 빚어
만드신 세상이기에
공평하신 당신의 호흡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누가 씨앗을 뿌려도
생명의 대를 잇게 하는
바로 그 신비한 진리는
우리의 가슴에 새로운
씨앗이 되어 움을 트게 합니다
젊은 여름 날 철없이
나대는 발길 앞에서
당신은 김을 매십니다
돌멩이를 집어내십니다
그리고 조용히 물꼬를 대어
당신이 바라는
형상을 빚을 수 있게
가슴을 촉촉이 적셔 주십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이
영글어 지고 바램의 결실로
매듭지어질 때 당신의 공의는
낫을 대십니다
가라지는 골라 불에
던지십니다
알곡이 된 성숙한 삶은
당신의 품안에 거두십니다
한 톨 한 톨 다시
씨앗이 되는 기쁨을
우리게 내리시는
당신의 섭리를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인귀·시인, 1939-)
+ 무더위도 감사해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된다
그래도 감사, 감사한 것은 이 정도면
견딜 만하다는 것이다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가 이쯤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태양이 이보다 훨씬 가까워지면
무더위를 견디다 못하여 살아남을 자
그 누가 있으리 태양이 지구에서 너무
멀리 있어도 견디기 어려운 저온으로 인하여
그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리니 천지를 짓고
섭리하시는 창조주는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이런 것까지도 다 헤아리셨구나
(오정방·재미 시인, 1941-)
+ 범사에 감사하라
안개에 갇혔을 땐 마음을 내려놓으란다.
속도 확 줄이고 가시거리 최대한 낮춘 채
숫눈길 찾아가듯 쉬엄쉬엄 길을 가란다.
신은 충고했었다
아침 은근히 감춰두고 안개 슬그머니
내어주면서 신은 충고했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경건함으로
새날을 새아침을 감사로 맞이하라고...
(박얼서·시인,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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