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스승은 내 가슴을 살짝 건드렸다.
그 순간 나의 몸은 정지되고 큰 자력에
끌리듯 호흡이 허파로부터 빠져나갔다.
영혼과 마음마저도 나의 모든 털구멍으로
부터 불꽃처럼 쑥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육체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정지되었지만,
내 의식은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깨어있었다.
그리고 내 의식은 육체에서 벗어나 주위의
모든 사물로 확장되었다.
먼저 나의 광대한 시야에 멀리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들어왔고, 풀과 나무들의 뿌리가 흙을
통해 선명하게 보였으며, 수액들이 뿌리 속을
흐르고 있는 것도 훤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항시 정면만을 볼 수 있었던 내 시야는 이제
모든 것을 동시에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내 뒤쪽 저 멀리 라이 가트 골목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였고, 흰 소가 한가로이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내 시야에서 파동치고
있을 때 내 몸이, 스승의 몸이, 그리고 둥근
기둥이 늘어선 뜰과 마루와 나무, 태양 등이
갑자기 광폭하게 요동치며 빛나는 바다 같은
곳으로 모두 녹아들기 시작했다.
마치 설탕 결정이 유리컵 속에서 흔들리며
용해되듯이, 이 통일된 빛의 바다는 창조된
모든 것에 대한 인과의 법칙을 보여주면서
물질의 세계와 비물질의 세계를 교차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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