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학교 졸업식에 상을 주러 갔다가
그 학교 동창회장을 하시는 나이든 퇴직
군무관 서기관 출신 회장님을 만났다.
어쩐지 외로움이 깃든 표정이라 식사를
마치고 잠시 이야기하는 차에 본인의 고향이
이곳이고 이곳이 좋아서 아내와 함께
그 동안 번 퇴직금으로 좋은 집을 짓고
땅을 500평 사서 집을 짓고 산다고 하였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는데
본인도 대장암에 걸리고 아내도 담에 암이 걸려
작년 10월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하였다.
지금은 워낙 잘 지은 집이라서 정이 가기
때문에 그곳을 떠날 수가 없어 살기는 살지만,
가끔 친구들을 만나러 멀리 원주시내까지
나가려면 1시간이나 걸리니, 친구들을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면 길도 멀고 외롭고
너무나 쓸쓸하고 불편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자식들이 아버지 혼자 계시니 매주 토요일이면
찾아오지만,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한 이분은
손자들과 자식들이 오는 것도 다 싫다고 하였다.
손자들이 와서 물건을 모두 흐트려 놓으면,
다시 정리하기도 만만치 않고 귀찮기만하다.
그분을 보고 있으려니 나의 미래를 보는 듯하여
나는 나이를 먹어도 전원으로는 가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며, 마음이 참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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