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행 스님은 많이 누리고 많이 가진 사람이
죽을 때 더욱더 고통스러워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죽음을 바라본 결과, 정작 많이 가진
자보다 많이 베풀고 나눠주고 적게 가진 자가
더 행복하게 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나아가 능행 스님은 이제는 '웰빙(Well-Being)'이
아니라 '웰다잉(Well-Dying)'을 가르쳐야 한다
고 강조한다.
'잘 먹고 잘 살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잘 살고 잘 죽을 수 있는지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1997년 여름 천주교계 호스피스 병동에서
전화가 걸려와 찾아가보니 침상 위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남루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엉망이었고, 손과 발톱은
길어 살을 파고들어갈 정도로 노숙자보다
심했던 이 남자 환자는 스님이었던 것이다.
세수 47세, 법랍 24세의 이 참선 비구 스님은
출가하여 지금까지 선방에서만 정진하느라
토굴 하나 장만하지 못한 채 폐암 말기로 곧
유명을 달리할 급박한 처지였던 사람이었다.
이 스님은 죽기 직전 능행 스님에게 "우리
나라에서 땅을 제일 많이 가진 종교가 불교인데,
남의 병원에 와서, 그것도 이렇게 큰 십자가
아래 누워 죽게 됐다"며 "스님들 편히 죽을
수 있는 병원 하나 지어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내가 죽어서라도 도와 줄것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정토 마을 능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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