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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감사훈련/대인관계론

저승에 갔다 온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2. 3. 2.

 - 좋은일 많이 하면서 삽시다!!!

어느 윗마을과 아랫마을에 두 사람이 살았는데,

윗마을에 사는 김 서방은 부자지만 자기 것을

나누어 주는 법이 없고 인정머리가 없어서

별명이 노랭이였다.

 

아랫마을에 사는 박 서방은 없이 살아도 인정이

많고 마음이 넉넉해서 마을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윗마을에 사는 노랭이는 누가 삼태기를 얻으러 가면,
"삼태기 좀 만들어 쓰지 남의 것을 얻으러 다녀?"하고

짚 한 단을 휙 던져 주고, 짚을 가져다가 삼태기를

만들려면 일은 어느 세월에 하라고..., 둥구미나

멍석 같은 것을 얻으러 가도 짚 한 단을 휙 던져 주며,

만들어 쓰라고 한다.


아랫마을 사는 박서방은 어디 초상이 나면 자기 일같이

나서서 일을 도왔고, 누가 먹을 것이 없는 눈치가 보이면

제 집에 없을 때 남의 것을 꾸어서라도 주었다.


"이 아무개가 돈이 없어 곤란하니 돈 좀 융통해 주라."
하고 열심히 나서서 주선을 하곤 했다.


하루는 윗마을 김서방이 별로 앓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죽었다.

 

죽어서 저승으로 갔는데 염라대왕이 노랭이 김서방을 보자,
"아 자네는 아직 올 때가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염라국에 왔나?

기왕에 왔으니 염라국 구경이나 하고 가거라."하고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받은 염라국 대신이 김서방에게 설명했다.
"이승에서처럼 저승에도 사람마다 다 창고가 있는 법이다.

 

저승에서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창고에 넣어 두고

있으니 네 창고를 구경하고 가거라."


구경을 하는데 사방에 집들이 있고 여기저기 자물통이 채워져

있었다.

 

김서방 창고의 문을 여니 그 큰 창고가 썰렁하게 비어 있었다.

컴컴한 창고에 짚단 한 단이 팽개쳐져 있을 뿐이었다.


부자로 사는데, 짚 한단 밖에 없다는 게 잘못된 거 아니냐 따졌다.

남에게 준 것이 짚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라대왕은 아랫마을 박서방의 창고도 구경시켜 주라고 했다.

이승에서 그렇게 못사는 박서방의 창고에 금은 보화가 쌓여 있고

없는 것이 없이 창고가 가득했다.


김서방은 이승에서 암만 잘살아도 아랫마을 아무개만 못하니,

죽어서 이렇게 될 게 걱정이었다.

 

실망과 근심으로 기가 죽은 김서방은 구경을 끝내고 이승으로

돌아왔고 입버릇처럼 사람들에게 "자네 양식 없나? 내 집에

와서 쌀 갖다 먹게나."하면서 그저 이 사람도 주고 저 사람도

주고 그래서 노랭이란 별명을 면하고 죽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