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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감사훈련

감동적인 여의사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3. 11. 10.

아버지 병세는 날이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기침 때문에 잠을 못 이루시는 날들이

잦아지고, 가래 끓는 소리도 거칠어졌지요.

 

마침내 대화를 나주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나빠졌습니다.

 

그때 마침, 진료 받던 병원에서 의사 한 명을

보내주었습니다.

 

20대 후반의 여의사 였는데, 가래가 끌면

젖은 가재로 손가락을 넣어 가래를 꺼내주곤

하면서 가족 만큼이나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었습니다.

 

여의사가 오는 날이면 아버지도 유난히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한번은 아버지가 기침이 무척이나 심해져

얼굴은 핏발로 벌게지고 목은 가래가 들끓어

숨쉬기조차 답답해 하시자, 손으로 가래를

꺼내던 의사는 난데없이 음료수 빨대를 가져

오라고했습니다.

 

대체 빨대로 무엇을 하려나 하고 의아해 하며

가져다주자 그녀는 빨대 한 끝을 아버지

목구멍에 넣고한 끝은 자기가 물고 가래를

입으로 빨아내는 것이아니겠습니까?

 

자식들도 감히 못하는 일을 젊은 여의사가 하고

있었습니다.

 

폐암 환자였기 때문에 가래에서 악취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여의사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빨아내기를 몇 십분 정도하자, 가래 끓는

소리가 잠잠해지고 아버지 얼굴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몇 달 후, 아버지는 세상을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네??... 의사 보내드린 적 없는데요?”

“분명히 병원에서 왔다고 했는데요?”“의사 분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 …” “아무튼 저희 쪽에서는 의사를 보내드린

적이 없습니다.”

 

여의사의 이름도 몰랐던 나는 헛걸음만 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얼마 후, 외국에서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온 편지였습니다

 

."선생님, 저 유진이에요. 선생님이 참 예뻐해

주시던 유진이…,가끔 저희 집에 쌀이며 반찬이며

놓고 가셨던 거 저 다 알고 있었어요.

 

그때는 자존심이 상해서 차마 고맙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했지만…그 못난 제자가 의사가 됐어요.

 

이 소식을 알면 제일 기뻐하실 선생님을 수소문해

찾았을 때, 많이 아프시다는 걸 알았어요.

 

침상에 누워 계신 선생님을 뵈었을 때 의사가운을

입은 저를 보며 비록 말은 못하셨지만 ‘어서 오렴’

하고 반겨주시듯 제 손을 꼭 잡아주신 선생님…

저 알아보신 거 맞죠?

 

언젠가 제 꿈이 의사라고 하자,선생님은 '유진이는

사람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쳐주는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 하셨죠.

 

그 말씀 지키려고요…이곳, 아프리카 오지에서

환자들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치유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선생님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실 거죠? 사랑합니다,

선생님."

 

나는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그 여의사의

편지를 아버지 묘소에 고이 놓아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