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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로드킬 견공 천도

by 법천선생 2024. 3. 11.

일요일 상가를 다녀 오면서 도로상에

돌아간 견공의 주검을 하나 보았습니다

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다시

내려와 옮겨 주어야지 하다가 절에 가서는

오신 손님들과 이야기하느라 잊고 넘어

갔습니다

어제 다시 상가에 다니러 가면서 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주검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절로 돌아

오는 길에 꽃집에 들러서 비닐 봉투와

장갑을 얻어서 잘 담아 도로 한켠에 자리

잡아 놓고 나무아미타불 염송을 해 드렸습니다

큰길 도로 위에서 스님이 그런 일을 하니

지나는 차량들도 속도를 늦추고 잠시 눈길

주고 추모의 마음으로 지납니다

한 영혼을 그렇게 해 드린 날 밤 꿈 속에

해맑은 얼굴의 낯 모를 모습이 고맙다고

인사하며 다녀 갑니다

아무것도 한것 없지만 오가는 차량에 산산이

부서질 자신의 몸을 아쉬운대로 한곳에

옮겨준 것에 대한 인사라 할것이요

염불 공덕으로 인해 좋은 곳으로 환생하게

되는 고마움의 표현인듯 하여 잠에서 깨고도

마음은 한없이 밝습니다

그래서 오늘 팔월 초하루 법당에 마지 올려

축원을 하고 영단에 무상계 한편 독송하면서
마음으로 한번 더 빌어 드립니다

태어 나면서는 아무리 축생이라도 어미의

사랑 속에 젖먹으며 자란뒤 한동안 사람들

보살핌 속에 살다가 우연히 세상 구경 하러

나와 돌아가는 자리에는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곳에서 홀로 돌아가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출처: 성암사 경남 불교대학
향림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