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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여신도가 하늘로 승천한 삼국유사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4. 3. 14.

삼국시대 신라땅 진주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당시 내노라하는 선사 수십 명이 모여 일반인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극락을 갈 수 있는 방법이 염불이니

염불 운동을 전개하고자 하는 발심을 하게 되었다.

 

이 중에 '혜숙'이라는 법명을 가진 사람이 주도적으로

솔선수범하여 마을에다가 미타사라는 기도처를 세웠다.

 

그리고, 1만일, 즉 약 30년동안 끊임없 염불을 하자는

약속을 하고 기도회를 조직하여 열심히 실행하게 되었다.

 

물론, 스님들이 염불의 주류을 이루었기는 하지만,

일부 신심이 높은 재가자들도 참여하게 하였다.

 

그때 그 진주에서 벼슬을 하는 '귀진'이라는 사람의

집에 여자 종인 '욱면'도 그 말을 듣자마자, 신심이

불같이 일어나 나도 염불을 하겠다고 따라나섰다.

 

그녀는 그 주인을 따라 절에 가서 종의 신분이라

감히 불당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절의 뜰에 서서

염불법사가 지시하는 대로 염불을 열심히 따라 했다.

 

'욱면'의 주인인 '귀진'은 그녀가 여자 종의 신분으로

자기 일을 다하지 않고, 염불에만 전념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종인 주제에 너무 염불에 충실한 것이 

못마땅하여 매일 벼 4가마니를 주면서 하루 저녁에

디딜방아로 그 많은 4가마니의 벼를 다 찧게 시켰다.

 

주인이 그렇게 심한 일을 시켰지만, 여종인 '욱면'은

초저녁에 초인적으로 아주 열심히 일을 하여 방아

찧는 일을 다 마치고는 절에 와서 염불을 들이는데,

밤에도 낮에도 염불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절 뜰의 좌우에다 긴 말뚝을 세우고 자기의

두 손을 줄로 붙들어 매고 합장한 채로 좌우로 왔다

갔다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정진 또 정진했다.

 

이렇게 하기를 9년이 되는 해 1월 21일 신묘한 이적이

일어났으니, 여러 사람들이 듣는 가운데 하늘에서

아주 큰 외치는 소리가 들렸는데, 공중을 울려 퍼졌다.

 

 "욱면랑은 법당에 들어가서 염불을 드릴지어다"

이 소리를 들은 수많은 사람들은 미천한 신분으로

9년 동안 불당에 한번도 들어가지 못하고, 눈 비와

새벽의 찬이슬을 맞아가며 지성껏 염불을 드리던

'욱면'을 불당에 들어가 염불을 드리도록 배려했다.

 

그렇게 하기 며칠 안되어 하늘의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극락이 있는 서쪽에서부터 상서로운 빛과 함께 울려 왔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욱면'은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소리도 없이 불당의 천장을 뚫고 서쪽 하늘로 날아갔다.

 

'욱면'은 서쪽으로 가서 종이었던 자신의 몸을 버리고,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더니 연화대에 앉았다.

 

그리고는 금빛 찬란한 대광명을 내리비치면서 유유히

서쪽 하늘로 서서히 사라졌는데 하늘에서는 아름다운

하늘의 소리가 가득하여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었다.

 

'욱면'이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뚫어진 불당 천정의 구멍은

사람의 팔로 열 아름쯤 되었으나 폭우나 함박눈이 아무리

많이 쏟아져도 그 구멍으로는 절대로 새어 들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보는 진주고을의 한 부자가 금으로 만든 탑을

그 구멍에 대고 만들어 그 이적을 기록해 두었다는 것이다.

 

'욱면'이 극락정토고 떠난 간 뒤에 그녀의 상전이었던

'귀진' 역시 그의 집을 이인이 태어난 상서로운 곳이라

하여 절로 희사하니, '법왕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삼국유사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