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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놀라운 비유, '독사경'의 말씀

by 법천선생 2024. 7. 24.

죽는 것이 제일 두렵고 그저 무엇보다

오직 오래 사는 것만이 소원인 사람이 있다.

 

이 사람에게 기이한 제안이 들어왔다. 

독사 네 마리를 돌보아달라는 것이다.

 

이 뱀들은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 물렸다 하면 극도의 고통을 받다가

결국 죽게 마련인 아주 위험한 놈들이다.

 

게다가 유난스러워서 조금만 잘못 다루었다간

물리고 말테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무서운 뱀들을 이따금씩 잠에서

깨워 먹이고 씻기고 다시 재우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자리를 맡고 안 맡고는 자신이

결정할 일이므로 그 말을 듣고 기겁을 한

그 사람은 독사를 피해서 멀리 도망을 친다.

 

한창 도망을 치는 중에 새롭게 경고를 받게 된다.

그를 붙잡기만 하면 그 당장에 요절을 낼 양으로

다섯 살인귀들이 뒤를 추적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놀란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을 친다.

게다가 여섯 번째로 원수같은 산적 두목이

칼을 빼어들고 등 뒤에 바싹 다가와 당장 목을

치려든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더 혼비백산하여

죽을 힘을 다해 내뺀다.

 

무서운 네 마리 독사에다 다섯 살인귀들,

그리고 칼을 빼어든 산적 두목에게서 벗어나려

필사의 노력을 하는 이 가련한 사나이는 마침

어떤 마을에 도달하게 되어 숨을 곳을 찾아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딱하게도, 그 곳은 빈 마을로 집들이

다 텅텅비고 방안에는 빈 그릇만 썰렁하게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행여나 하고 살피는 중에, 이번에는 또 떼강도

한 패가 이 버려진 마을로 약탈하려 몰려오는

것을 보게 된다.

 

겁에 질려 그는 다시 달아난다. 그러다가

어느 망망한 강변에 이른다. 거기엔 다리는

커녕 나룻배도 거룻배도 없다.

 

그 넓은 강을 건널 뗏목마저도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강저편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만이

안전하고 불행을 면할 수 있는 길이기에,

 

그는 널판지나 나무토막, 갈대, 넝쿨, 잎사귀,

송진 같은 것을 주워모아 전력으로 뗏목을 만든다.

 

그리고는 팔과 다리로 뗏목을 부지런히 저어

마침내 강을 건너 공포와 고통이 없는 저편

강변에 무사히 올라서게 된다.

육처상응(六處相應) 중의 제197경(毒蛇經:Asivsopama Sut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