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당시까지 불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망설임을 내려놓고 사찰에서 생활하며
108배를 하는 등 마음을 열자 부처님께서
나를 감싸 보호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처님과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예불을 드리고 108배를 했습니다.
방으로 돌아와서는 조용히 사경을 하거나
염주를 꿰었고, 평온한 마음으로 한라산
자락을 산책하며 새끼 노루를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느끼며 내가
나로서 현존하는 순간을 충만하게 경험했습니다.
사찰에 온 만큼 하심(下心)을 몸에 익히기
위해 매일 108배를 이어갔습니다.
첫날에는 108배를 하는 동안 남편을 떠올리며
참회했습니다.
하지만 내 잘못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아 관세음보살님께 나의 잘못에 대해 마음
깊이 느끼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부모님 두 분이 떠올라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부모님께 상처만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나도 상처를 주었고,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하며 기꺼이 내주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부모님 두 분께서도 이제는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삶에 감사함을 느끼기를 빌었습니다.
물론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었기에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 일 자체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셋째 날은 친구 수월심의 제안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웅전에서 새벽 예불을 드린 후
함께 절을 올렸습니다.
수월심은 말없이 성냥개비 10개를 꺼내어 들며,
성냥개비 1개당 100배를 하자고 했습니다.
힘들 테니 옆에서 함께 참회문 염불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으나 곧 '그래,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수행이야. 힘들더라도 해내자'라는
발심이 깊은 곳에서부터 피어 올랐습니다.
3시간 반에 걸쳐 1000배를 하면서, 그동안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참회하고
나 자신에게도 용서를 빌어씁니다.
무기력하게 지내온 날들에 대해서도 반성했습니다.
그러자 내가 원했던 모든 것들을 이미 내가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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