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의 길을 걷다 보면 ‘나 잘하고 있나?’,
‘진보가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생기곤 합니다.
오늘은 한 선사와 그의 제자 이야기를 통해 진짜
수행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웃음도 있고, 큰 깨달음도 담겨 있습니다.
옛날에 한 선사가 있었습니다. 제자 중 한 명은
입문하자마자 수행일기처럼 매번 편지를 써서
스승에게 보냈어요.
첫 편지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스승님, 저는 깨달음에 깊이 몰두하고 있습니다.
제 모든 시간을 바쳐 내면의 진아를 찾고 있습니다.”
스승은 편지를 보자마자… 첫 줄만 읽고 바로 휴
지통에 던져 넣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자는 또 편지를 보냈습니다.
“아! 스승님, 전 우주가 저의 사색에 응답하고 있
습니다.
인간의 지혜는 놀랍습니다. 우주의 힘은 위대합니다.”
스승은 이번엔 편지로… 코를 풀고, 그대로
변기에 던져버렸습니다.
세 번째 편지에서는 더 대단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모든 존재에게 자비심이 있습니다.
개미의 심장 소리까지 들립니다. 최고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스승은 이번엔 그 편지로 뭔가를 닦았습니다.
어딘지는 말 안 해도 아시죠?
그리고 역시 변기 속에 던져버렸습니다.
스승은 생각했어요. “이 제자는 가망이 없구나.”
그래도 제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편지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스승님, 저는 지금 우주와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나이고, 나는 모든 것입니다.
오! 저는 저 자신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스승은 이번엔 편지를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흘려보냈지요.
말할 가치조차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스승은 어느 날 문득, 제자에게 너무 매정했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화려하고 우주적인(?) 편지들이 조금은
그리웠던 겁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네, 어떻게 지내는가? 수행에 진보가 있었는가?”
그리고 제자에게서 온 답장은… 단 두 단어였습니다.
“관심 없어요.”
스승은 깜짝 놀랐습니다.
“이 녀석, 드디어 뭔가를 알았구나!”
여러분, 수행이란 ‘무언가 특별한 체험’을
쌓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깨달았다”, “우주와 하나다” 같은
생각조차 또 다른 집착일 뿐이에요.
진짜 수행은 아무것도 붙잡지 않는 것,
“관심 없다”는 그 한마디에 담긴 자유입니다.
스승은 크게 기뻐하며 제자를 찾아가 차 한 잔,
혹은 쎄븐 업 칵테일(?) 같은 무알콜 맥주를
마시며 웃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때, 스승과 제자는 말없이 하나가 되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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