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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수월 선사님의 밭일 법문

by 법천선생 2026. 1. 11.

“무엇이든 열심히 하라는 말은, 결국

마음을 한곳에 머물게 하라는 가르침이었다.

 

땅을 팔 때는 오직 땅만 파라고 했다.

삽은 흙을 가르고 있지만, 마음이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근심을 붙들고 있으면,

 

그것은 이미 수행을 놓친 상태다.

몸은 일하고 있으되 마음은 떠도는 것이다.

 

수행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고요한 방석 위에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거친 밭두렁에서도 이루어진다고.

 

힘든 가운데서도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어지는 공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집중이야말로

참된 공부라고.

 

그래서 밭을 팔 때는 생각도 하나면

족하다고 했다.

 

삽이 흙에 닿는 순간, 손에 전해지는 무게,

허리를 타고 오르는 숨 하나만 알아차리면

된다고.

 

그 하나의 생각을 화두처럼 품고 있으면,

나머지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은 스스로

힘을 잃는다.

 

잡념은 억지로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 앞에서 저절로 사라진다.

 

돌이 드러나면 골라내고, 잡초가 보이면

뽑아내듯, 마음속 번뇌도 그렇게 다루게 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밭은 고르게

일구어지고, 마음은 한결 평평해진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삽질은 땅을 위한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닦는 일이었음을.

 

밭을 가는 동안, 우리는 이미 수행

한 자락을 마치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