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암으로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무진
거사님의 조념을 다녀오며 저는 다시 한 번
부처님 가피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군산에 있는 한 요양병원.
혜명스님, 법광스님을 모시고 대구에서 출발해
세 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한 그곳은 뜻밖에도
목사님이 운영하는 기독교 요양병원이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멎는 듯했습니다.
“기독교 병원에서 불교인의 조념이라니…”
쉽게 허락될 상황이 아님을 알기에
고인께서, 또 아내 되시는 보살님께서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오매불망 노심초사하셨을까를 생각하니
그 자체가 이미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 합장한 채 고인을
뵈었을 때의 그 장면은 지금도 제 마음에서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마치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하신 듯
고인께서는 입을 벌리시며 침을 흘리셨고
곁에 계시던 아내 보살님께서
“여보, 스님들 오셨어요…”
조심스레 말씀하시며 침을 닦아드리자
그제야—
입 매무새를 단정히 다무시는 고인의 모습.
제 두 눈으로 보고서도
도저히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습니다.
어찌 이분을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염불이 이어지는 내내
고인은 기뻐하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 듯했고
저는 혹시나 착각일까 싶어
몇 번이고 눈을 깜박이며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대구로 돌아오는 길,
그 이야기를 혜명스님께 말씀드렸더니
스님께서도 저와 똑같이 느끼셨다 하셨습니다.
고인의 얼굴에는
고통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평온함만이 가득했으며
단정하고 맑은 기운 속에
부처님의 광명이 서려 있는 듯 보였다고.
허락받은 오후 세 시까지
두 분 스님과 함께 조념 염불을 올리고
돌아오는 내내 제 마음속에는
한 생각만이 가득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는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구나.
어디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기독교 요양병원에서
목사님의 허락을 받아
스님을 모시고
목탁과 경쇠를 울리며
목소리 높여 외치는 염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병원이 떠나갈 듯 울려 퍼지던
그 조념의 순간이
이 생에 다시 올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
나무아미타불.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날의 장면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올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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