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 시절,
나는 체육 시간을 좋아했다.
수업은 안 해도 되고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단 하나,
정말 싫은 게 있었다.
뜀틀.
뜀틀 앞에만 서면
다리가 굳고
숨이 막혔다.
그런데 고1 어느 날,
체육 선생님이 말했다.
“중간고사, 뜀틀 시험이다.”
그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연습 시간은 있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뜀틀 위에 올라가지 못했다.
선생님께 말했다.
“전 정말 못해요.”
선생님은 짧게 말했다.
“연습하면 된다.”
그날 밤,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할 수 있다.”
다음 날 새벽 6시 반,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혼자 뜀틀 앞에 섰다.
넘지 못해도
매일 갔다.
토요일도, 일요일도.
그래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시험 날.
아이들은 앞다퉈 줄을 섰다.
나는 맨 뒤로,
또 맨 뒤로.
선생님이 불렀다.
“왜 한 번도 안 해봤어?”
나는 떨면서 섰다.
숨을 크게 쉬고
속으로 말했다.
“나는 할 수 있다.”
뛰었다.
멈출 줄 알았다.
늘 그랬으니까.
그런데
멈추지 않았다.
손은 뜀틀을 잡고 있었고
몸은 이미 공중에 있었고
나는…
넘고 있었다.
착지.
잠깐의 정적.
그리고 박수.
그날 나는
뜀틀보다 더 큰 걸 넘었다.
나 자신.
그날 이후
나는 매일 밤
나에게 말을 건다.
“최선을 다하자.”
“긍정적으로 살자.”
지금 나는
작은 학원을 운영하며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여고 시절,
뜀틀 하나를 넘었던 그 순간처럼
나는 오늘도
두려움 앞에서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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