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오랫동안 두 갈림길 앞에서 흔들렸다.
공부를 해야 하나, 명상을 해야 하나.
현실의 목표를 위해서는 책상에 앉아야 했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해탈을 위해서는
새벽마다 눈을 뜨자마자 명상을 해야 했다.
그러다 한 스님을 만났는데 그분께서 먼
대구까지 직접 공부하러 오라고 하셨다.
내가 사는 강원도 원주에서 대구까지는
아주 중앙고속도로가 개설되기 전이라서
참으로 먼거리였다.처음으로 대구까지
운전을 하고 갔는데, 스님께서 전화로 마치
직접 보시고 말씀하듯 네비게이션처럼
인도하셔서 도심 가운데 신기하게도 옛날
기와집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뒷뜰을 지나 사랑방으로 들어가니 벽에는
삿갓과 주장이가 위엄있게 걸려 있었다.
스님께서는 지혜안이 확실하게 열려 있다
는 것을 참으로 여러번 내가 직접 느꼈다.
내가 중국기공을 했고 대주천 이야기를
하니 일어나서 한번 시전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기를 당겨 전신을 관통하고 우주를
돌아 다시 백회로 들어 오는 대주천을 하니,
왜 그것을 앞으로 돌리느냐고 해셨다.
뒤로 돌려야 하는 것이라고 하셔서 그리하니
앞으로는 수련을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그분은 매일 전화로 내 상태를 점검해 주셨다.
그런데 이상한 말을 하셨는데 명상을 못하고
공부만 열심히 했는데도 스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오늘은 명상을 안 했는데도, 빛이 많이 모였네요.”
그날 나는 공부를 해야 했기에 명상 대신,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간절하게 공부를
했을 뿐이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나도 알게 되었다.
집중이 깊을수록, 내 안에 빛이 쌓이는 느낌이
분명히 전해졌다.
그때 깨달았다. 명상이란 눈을 감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하나에 모으는 일이 아닐까.
마치 흐트러진 햇빛이 종이 위에서는
약하지만, 돋보기를 통과하면 불을 붙이듯이,
집중은 평범한 일을 수행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선하고 바람직한 일에 최선의
집중을 하고 있다면, 그 순간 이미 우리는
명상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눈앞의 한 가지에 온 마음을
모아보자. 그 자체가 바로 명상수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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