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한때 분노가 정당하다고 믿었다.
억울했고, 참을 수 없었고, 세상이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그 분노가 내 인생을 가장 먼저 무너뜨리고
있었다는 것을.
분노와 슬픔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행복과 지성, 판단력까지
모조리 빼앗아가는 ‘도둑’이다.
그리고 그 도둑은 언제나 내 안에서
시작된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일들을
연달아 겪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예기치 못한 사고로
떠나보냈다.
그 고통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직장에서는 끝내 승진하지 못했다.
그리고 믿었던 사람들—
아내와 친척들마저 나를 외면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무너졌다.
세상을 원망했고 사람을 미워했고
내 삶을 저주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 고통은 사건 때문만이 아니다.”
내 안의 분노, 내 안의 집착,
내가 붙잡고 놓지 못하는 것들이
이 고통을 몇 배로 키우고 있었다.
경전에서 말하는 탐욕, 집착, 질투,
두려움. 나는 그것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는 대신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분노가 올라올 때 억누르지 않고 바라봤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가?”
그 질문을 수없이 반복했다.
처음에는 더 괴로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 안의 폭풍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안다.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고통에 휘둘릴지,
아니면 그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지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분노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빼앗기지 않는다.
내 행복도, 내 삶도, 내 자신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혹시 분노와 슬픔 속에서 무너지고
있다면 이 한 가지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당신을 무너뜨리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붙잡고 놓지
못하는 당신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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