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공기는 살을 에듯 차가웠습니다.
염불당으로 걸어가는 발끝은 얼어붙을 것 같았고,
입김은 허공 속에서 하얗게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몸은 추운데, 마음은 점점 맑아졌습니다.
마치 겨울 새벽에 얼어붙은 유리창을 닦아내면
조금씩 바깥 풍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염불 소리 속에서 제 업장도 하나씩 씻겨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다 함께 염불을 하다 보니 잡생각은 줄어들고
집중은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따뜻한 햇살이 도량 위로
쏟아졌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불국토란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맑아질 때 드러나는 세계구나.”
마치 아주 추운 날 따뜻한 천연온천에 몸을
담그는 순간처럼, 온몸과 마음이 스르르 풀리며
부처님 품 안에 안긴 듯한 평안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선정에 들었을 때였습니다.
문득 눈앞에 빛줄기가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함께 수행하던 도반들이 마치 불국토에서
내려온 부처님과 보살님처럼 은은한 빛 속에
잠겨 있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있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염불하고 있었지만 그 모습들이
너무도 환하고 성스러워 마치 극락세계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지만,
맑아진 마음 속에서는 모두가 본래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마치 먼지 쌓인 거울도 깨끗이 닦이면
본래의 빛을 드러내듯이 말입니다.
그 순간, 제 안의 닫혀 있던 마음도
활짝 열렸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과 기쁨이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내면의 빛으로 제 업장과
수행의 장애를 조용히 정화해 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불국토는 죽어서 가는 곳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맑은 마음 위에도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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