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염불을 하기 전에 부처님께 무언가를
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 부처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조차, 아니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내 삶의 문제까지도
나 자신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날 나는 무언가를 바라기보다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염불을 하기
시작했다.
염불을 하는 내내 마음속에는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만 가득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부디 제가 말로만 자비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과
삼계의 모든 중생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또한 인내심과 지혜를 갖춘 사람이 되어
살아생전에 꼭 해탈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나는 24시간 끊임없이 염불하고 싶었다.
걷고, 움직이고, 일상을 보내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염불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점심시간,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주방에서 뜨거운 보이차 한 잔을 마시며
염불선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부처님의 성스럽고 거대한 자비와
사랑이 한순간에 내 몸을 감싸는 듯했다.
온몸이 전율했고, 마치 엄청난 힘이
내 몸 안으로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참아왔던 자비심이 넘쳐흘렀다.
신기하게도 과거의 괴롭고 잘못된 기억들이
산산이 부서져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회는 뼈저리게 이어졌지만 그 참회 속에는
나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자비의 힘이 있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계속 염불했다.
그리고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무언가를 구하기 전에, 먼저 감사하자.”
그 순간, 살아오며 마음속에 쌓여 있던
수많은 감정의 쓰레기들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깨의 무거운 짐이 모두 사라진 듯
몸과 마음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날 밤. 꿈속에 나타나신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
“이제 과거의 업장이 불탔으니,
너는 초월할 수 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깊은 눈물
속에서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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