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염불에 정진하여 영안이 열린
수행자가 길을 떠났습니다.
한 염불 도량 앞을 지나는데, 지붕 위에
마구니들이 드러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마구니도 낮잠을 자는구나?'
이상하게 여겨 안을 들여다보니,
수행자들은 모두 고개를 떨군 채
졸고 있었습니다.
수행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염불하는 사람이 잠들었으니,
마구니도 할 일이 없구나."
다시 길을 가던 그는 또 다른 염불
도량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붕 위의 마구니들이
소리를 지르며 지붕을 두드리고,
난리를 치고 있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수행자들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 미소를 띤 채 한마음으로
염불에 열심히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수행자는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옳지. 수행자가 열심히 염불할수록,
마구니도 더 열심이구나."
깨달음은 마구니가 없는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구니를 이겨내는
한결같은 염불에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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