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첫사랑을 했는데, 단 3초도
그 아이 생각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눈만 감으면 얼굴이 떠오르고,
보고 싶고, 함께 있고 싶고,
하루 종일 그리움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인생에는 첫사랑보다 더
강렬했던 순간이 한 번 더 있었습니다.
스님이었던 친구가 가져다준
고승 법어집을 읽으며
만공, 경허, 수월 선사의 말씀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밥을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았고,
설레는 마음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습니다.
약 보름 동안은 자는 둥 마는 둥,
오직 불법 생각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바로 초발심이었습니다.
첫사랑은 한 사람에게 마음을 바치지만,
초발심은 진리를 향해 온 마음을 바치는 것입니다.
만약 그때의 간절함으로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염불했다면,
성불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깨달음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첫사랑 같은 간절함을 부처님께
돌리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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