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운동선수들은 ‘꾼’에게 걸려 거지가 되기 일쑤다.
‘꾼’에게 속아 재산을 모두 털리고 20억원을 빚졌던
야구 평론가 이병훈씨가 말하는 ‘운동선수와 사기꾼’.
기본기 없이 사업에 나서 ‘백전백패’
흔히들 식당이나 술집은 특별한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운동선수가 사업하면서 가장 많이 망한 사업 아이템이 그것이다. 예전 두산의 투수였던 ㅇ선수. 그는 현역 시절에 고액 연봉을 받지 않았지만, 은퇴 후에 식당을 차려 꽤 큰돈을 벌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술장사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때부터 ㅇ의 인생은 비참해진다. 지인의 제안은 사업 자금을 ㅇ이 대고, 수익금은 반씩 나누자는 거였다. ㅇ은 그 계통의 전문가인 양 하는 지인의 말만 믿고 자기 돈 16억원과 대출금 7억원을 투자했다. 처음 1년 동안에는 소득이 괜찮았다. ㅇ은 1년도 안 되어 2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어느 날 지인이 ㅇ을 불렀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내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하면서 서류를 보여주었다. 서류를 보는 순간, ㅇ은 기절할 뻔했다. 업주 이름이 지인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닌가. 가게 시작하면서 ㅇ에게 보여주었던 명의 서류는 전부 가짜였고, 계약과 운영을 책임졌던 지인은 ‘전문가’답게 ㅇ을 알거지로 만들었다.
ㅇ은 서둘러 동분서주했지만 서류상에 아무 하자가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지인은 조폭까지 동원해 ㅇ을 위협하고 협박했다. 지인이 ㅇ에게 ‘은총’을 베푼 게 딱 하나 있다. 가끔 가게에 놀러 와서 술 먹어도 좋다는 말. 지금 ㅇ은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힘겹게 재기를 꿈꾼다.
LG 투수였던 ㅂ은 학교 선배한테 철저히 당했다. ㅂ은 잘나가던 룸살롱 업주였던 선배가 가게에 투자하면 이익금을 준다고 제의하자, 바로 2억원을 내주고 지분을 얻었다. 한동안 매달 400만~500만원씩 꼬박꼬박 입금이 되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자 입금이 뚝 끊겼다. 선배한테 전화를 했더니 결번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ㅂ이 서둘러 가게에 달려갔더니, 선배는 없고 낯선 조폭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그곳에서 ㅂ은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그가 믿었던 선배는 가게 업주가 아니고, 아가씨 ‘공급책’, 즉 보도방 운영자였던 것이다. 그 보도방마저 단속에 걸려 없어지고 ㅂ의 돈 역시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나중에 선배를 만났지만, 2억원을 주고 ‘종이쪽지’ 한 장 받아놓은 게 없어 결국 단 한 푼도 되돌려 받지 못했다. ㅂ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고, 그 충격으로 당뇨병을 앓다가 지금은 실명까지 한 상태다.
야구 선수를 비롯한 운동선수는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것처럼 사업에서도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꾼들에게 크게 당할 염려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 돈’ 없고 ‘벼락 돈’ 없다는 사실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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